경인일보 기획시리즈인 '통큰 기사'의 취재팀이 '우리 앞바다에 쓰레기 쓰나미가 온다'란 기획물을 잇따라 지면에 게재했다. 인천·경기 앞바다의 섬과 해변 등 평소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을 훑으며 쓰레기로 오염된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 탐사 보도다. 보도에서 드러난 섬과 해변의 실상은 충격적이다. 우리 앞바다의 섬과 해변이 쓰레기로 포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갈라파고스'로 불리는 굴업도의 해변은 한자가 적힌 술병과 플라스틱 궤짝, 일본어가 적힌 페트병 등 '다국적' 쓰레기와 언제 생산이 중단됐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대우전자' 상표의 세탁기 등 온갖 쓰레기가 뒤엉켜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강화도 새우잡이 어선의 그물은 비닐과 플라스틱 등 각종 해양 쓰레기로 뒤엉켜 새우의 모습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물을 올린 뒤 선풍기를 틀어놓고 새우와 쓰레기를 분류하는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하니 새우를 잡는 게 아니라 쓰레기 더미에서 새우를 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인천·경기 앞바다를 이렇게 오염시킨 주범은 물론 사람이다. 삶의 편의를 위해 생산한 갖가지 문명의 이기를 용도가 폐기되는 즉시 마구 버렸고 그 문명의 배설물들이 바다로 흘러들었다. 그런 점에서 취재팀이 취재과정에서 수거한 수백 개의 쓰레기와 쓰레기더미를 성상별로 분류하고 중복된 것을 제외해 자체적으로 표본 100개를 추린 결과, 플라스틱이 88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대목은 특히 눈길을 끈다. 플라스틱의 환경적 악영향은 널리 알려진 바이지만 결국 바다를 살리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쓰레기부터 줄여야 한다는, 일차적 방법론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방법론과 관련해 취재팀이 일주일간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은 '제로 웨이스트' 체험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활 속에서 약간의 불편을 감수했을 때 얼마나 의미 있는 결과물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이제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진작 '제로 웨이스트'가 생활 속에서 뿌리를 내렸더라면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종료 문제도 지금처럼 수도권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르진 않았을 것이다. '제로 웨이스트'가 바다, 더 나아가 지구를 살리기 위한 환경 캠페인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와 자치단체는 물론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나설 때다.
[사설] 해양 쓰레기, '제로 웨이스트'부터 시작하자
입력 2021-07-27 20:36
수정 2021-08-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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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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