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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상갈동의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장애아동을 위한 경사로, 도움벨이 입구에 설치돼 있었다. 반면 몇몇 사립어린이박물관은 장애아동을 위한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키즈카페 10곳 중 9곳서 입장 거부
'통합놀이터' 수원 화서동에 1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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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 아동놀이시설은 장애아동의 '놀 권리'를 보장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낙제' 수준이다. 도내 어린이 놀이시설의 대표격인 어린이박물관과 키즈카페, 놀이터 등을 직접 살펴본 결과 휠체어는 입장도 할 수 없는 곳이 다수였고 장애아동의 입장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태반이었다.


도내 키즈카페 10곳에 '장애아동이 입장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1곳을 제외하곤 휠체어를 탄 장애아동의 입장을 거부했다.

이유는 다양했다. '앉아서 노는 기구가 대부분이다', '안에 계단이 있다', '바닥이 마루다', '안에서는 신발을 벗고 돌아다녀야 한다' 등이다. 한 키즈카페는 "일반 아이들이 휠체어에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신체장애가 없지만 자폐 등 인지기능 발달장애 아동은 다를까. "발달장애 아이가 큰 소리를 내면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서 안 된다"는 수원의 키즈카페 1곳을 제외하곤 입장은 가능했다. 그러나 전제조건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보호자가 계속 아이 옆에 있을 경우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누차 강조했다.


사립 어린이박물관 중 2곳은 휠체어를 타고는 입장할 수 없었다. 박물관 입구로 향하는 길이 온통 계단이라고 말한 박물관 관계자는 "내부도 (휠체어 이동하기에) 폭이 좁다. 경사로로 돼 있고 엘리베이터는 따로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박물관의 체험시설은 휠체어를 탄 채 이용할 수 없었다. 해당 박물관 관계자는 "입구가 좁고 휠체어가 지나가기 어려운 동선이라 와도 체험시설을 이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완곡히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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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정자동 느티마을어린이공원의 놀이터. 입구에 계단이 있고 바닥이 모래라 휠체어가 들어가기 힘든 구조였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놀이터라고 다를까. 성남 느티마을어린이공원의 놀이터는 입구부터 계단과 턱이 있고 바닥은 모래라 휠체어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용인 만골공원의 초대형 놀이터는 명물인 4m가 넘는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 온통 계단뿐이라 장애아동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장애, 비장애 어린이가 함께 놀도록 설계된 통합놀이터는 경기도에 오직 한 곳, 수원 화서동의 '양지말 어린이공원'뿐이다. 놀이터에는 휠체어를 타고도 이용 가능한 회전 놀이시설, 미끄럼틀이 있었다. 턱이나 계단 대신 경사로가 있어 보통 놀이터보다 장애아동이 접근하기 쉬웠다.

그러나 문제는 이곳에도 있었다. 인근에 공중 화장실이 없어 용변을 조절하기 힘든 발달장애아, 휠체어를 탄 장애아에겐 여전히 불편하다.

/공지영기자·이자현수습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