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도 6.2 기술 '여서정' 구사 기대
종목 1위 바일스 심리적 압박 기권
입상 이상의 희망 생겨… 1일 결선
'도마 요정' 여서정(수원시청)이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기계체조 부문 최초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여서정은 지난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 도마에서 1·2차 시기 평균 합계 14.800점을 기록하며 전체 4위를 차지,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 무대에 오르게 됐다. 그의 결선은 8월1일 오후 5시45분 진행된다.
9세 때부터 체조계에 입문한 여서정의 아버지는 기계체조의 한 획을 그은 '도마 황제' 여홍철 경희대 교수로, 1996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도마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아버지의 의지를 이어 25년 만에 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게 됐다.
여서정은 결선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6.2점의 '여서정' 기술을 구사해 자신의 첫 메달이자, 소속 팀인 수원시청의 올림픽 첫 메달 획득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여서정'은 여 교수의 '여 2' 기술(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공중으로 몸을 띄워 두 바퀴 반을 비틀어 내리는 기술, 900도 회전)보다 반 바퀴 덜 도는, 720도를 회전한다.
앞서 여서정은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기계체조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는데, 이번 도쿄에서의 메달 획득 여부는 자신의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7일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기계체조 1위'인 미국 바일스가 심리적인 압박을 견뎌내지 못한 채 도마 한 종목만 뛰고 기권하기도 했다.
여서정의 소속 팀인 수원시청에서도 강한 멘털 유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철 코치는 29일 "여서정이 스스로가 (메달 획득이) 절실할 것이다. 그래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전화 연결도 잘 하지 않고 있다"며 "세계 1위가 출전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인 만큼 입상 이상의 희망은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인이 되면서 근력과 탄력이 더욱 붙었다. 뛰는 속도와 도마를 찍고 공중 위로 치솟을 때 예전에는 어깨만큼이었다면, 지금은 머리 꼭대기까지 날아오르는 등 높이 자체가 달라져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