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잘 싸웠어'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100kg급 결승 경기에서 한국 조구함이 일본 에런 울프에게 패배한 뒤 눈물을 흘리자 송대남 코치가 위로하고 있다. 2021.7.29 /연합뉴스

결승전 9분35초동안 '총력전' 펼쳐
연장 5분 지나 체력 바닥나 한판패
전방십자인대 부상 딛고 이룬 결실

女윤현지, 아귀아르에 패 메달 불발

조구함(KH그룹 필룩스)이 2020 도쿄올림픽 남자 100㎏급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한국 유도의 자존심을 지키며 17년 만에 소중한 은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터트렸다.

조구함은 29일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올림픽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 일본 혼혈 선수 애런 울프와의 골든스코어(연장전) 승부 끝에 한판 패하며 2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17년 만에 은메달을 차지하는 성과를 이뤘다.

양 선수는 서로 옷깃을 먼저 잡기 위한 신경전도 치열했다. 조구함은 상대 선수를 업어치기 하기 위해 수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불발됐고, 결국 지도를 하나씩 받았다.

연장전에 돌입한 후 조구함은 소극적인 경기 운영에 의해 재차 지도를 받았지만, 애런 울프 역시 잡기 싸움에서 조구함이 자신의 도복 잡는 것을 저지하면서 지도를 받았다. 체력이 바닥난 연장 5분이 지나면서 조구함이 애런 울프의 안다리후리기에 넘어가면서 한판으로 패했다. 경기시간 총 9분35초 동안 총력전을 펼친 것이다.

178㎝ 신장을 지닌 조구함은 용인대를 졸업한 뒤 수원시청 등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다친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의 영향을 받아 아르템 블로셴코에게 한판 패하면서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에 조구함은 힘든 치료와 재활 과정을 이어나갔다. 2년 뒤인 2018년 바쿠 세계선수권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랭킹 1위를 달성하는 등 기염을 터트리기도 했다.

유도 최중량급에 비해 다소 작은 키를 갖고 있지만, 순발력과 탄탄한 기술력,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보유한 기술 완성도가 정상으로 발전하면서 올림픽 최정상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조구함은 시드를 받은 뒤 16강전에 곧바로 진출해 알렉산더 쿠코지(세르비아)를 한팔 업어치기로 절반을 획득한 뒤 재차 절반을 따내면서 8강에 진출하게 됐다.

준준결승전에서는 유력한 우승 후보인 미카엘 코렐을 절반으로 누르고 올라온 복병 칼-리차드(독일)를 골든스코어에서 띄어치기 기술을 성공한 끝에 승리했다. 4강에서는 세계 랭킹 2위 조지 폰세카(포르투갈)를 업어치기 절반으로 제압했다.

한편, 여자 78㎏급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 윤현지(안산시청·세계랭킹 23위)는 세계랭킹 8위 마이라 아귀아르(브라질)에게 석패하며 메달 확보가 불발됐다. 윤현지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자신의 특기인 배대뒤치기를 시도하다가 아귀아르의 역공인 위누르기 한판을 허용하면서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