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향 취약계층 구직난
미추홀구 정원 20% 늘렸지만
게이트웨이 대기인원 3배 증가
부평·남동구 배치시기 장담못해
최대 참여 '5년' 다 채우는 실정
저소득층의 자립을 위한 자활근로 사업에 신청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약 계층 구직난이 심해진 탓이다.
1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인천 미추홀구 자활근로 게이트웨이(상담·교육, 일자리 사업단 현장 학습) 대기 인원은 평상시 3배에 달하는 300여명이다.
자활근로자들은 게이트웨이를 수료해야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을 대상으로 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포장·배송·교육·청소·제조·유통·서비스 등 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다. 보통 2~3개월만 기다리면 게이트웨이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대기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미추홀구는 신청 인원이 늘어나자 새 일자리를 만들고 자활근로 정원을 지난해보다 20% 늘린 220명으로 편성했으나, 대기 인원은 줄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초자치단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평구의 지난달 기준 게이트웨이 대기 인원이 240여명이다. 이전에는 게이트웨이 배치까지 한 달이면 충분했지만, 올해는 두 달 이상 대기해야 한다는 게 부평구의 설명이다. 남동구도 현재 자활근로 신청은 받고 있으나, 일자리 배치는 언제 이뤄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일부 기초자치단체는 자활근로 희망자 수가 급증하자 아예 신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서구는 자활근로 참가자가 게이트웨이를 수료하더라도 일자리에 배치될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자활근로 신청을 유예했다.
인천의 한 지역자활근로센터 관계자는 "일자리 참가를 원하는 인원이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사업단을 4개 추가하고, 기존 일자리 정원을 확대했다"며 "예전에는 2~3년 일하고 다른 곳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기존 일자리마저 줄어 자활근로 최대 참여 기간인 5년을 다 채우고 있어 들어오려는 사람은 많고 나가는 사람은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기초자치단체에선 정부의 수급자 기준 완화로 자활근로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은 늘었지만, 경기 침체로 저소득층 일자리가 줄면서 자활근로 일자리가 부족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가 수급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면서 최근 5년간(2017년~올해 6월) 지역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55.6% 늘어난 15만3천713명이다. 이 기간 자활근로 참가자도 41.7% 증가한 5천395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중에 각 기초자치단체에 자활근로 사업 확대에 필요한 예산을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자활근로 정원 확대 등 제도가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올해 두 차례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했다"며 "이른 시일 안에 각 지자체에서 자활근로에 필요한 예산을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