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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소비자물가가 두 달 만에 다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신선식품 판매대 모습. 2021.8.3 /연합뉴스


"달걀 한 판에 7천원, 휘발유값 기준이 1천700원이라니 밥 먹기도, 차 타기도 부담스럽습니다."

연일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농수산물과 석유, 서비스 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7월 경기도 소비자물가가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 위주로 연일 상승세인 데다 앞으로도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경인지방통계청의 '7월 경기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경기도 소비자물가는 4달 연속 2% 넘게 올라 107.92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 기준 지난 2012년 2월 이후 9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른 수치다.  

 

107.92… 4개월 연속 2% 이상 증가
전년比 달걀 68.4%·마늘 43.6%↑
휘발유·경유 각각 19%·21.6% 올라


특히 이달엔 소비자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에 한해 따로 산정한 물가)가 3.6% 올라 지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 여파로 달걀이 전년보다 68.4%, 마늘과 고춧가루가 각각 43.6%, 34.6% 올라 지난해부터 계속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8월부터 1년 1개월간 두자릿수 오르며 고공행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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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소비자물가가 두 달 만에 다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신선식품 판매대 모습. 2021.8.3 /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3차 회의 취소로 국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며 휘발유와 경유, 자동차용 LPG 역시 각각 19.0%, 21.6%, 19.2% 올랐다.

기름값 인상이 공공·개인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이달 들어 하수도료와 공동주택관리비도 각각 9.8%, 8.8%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비 역시 지난해 7월 이후 4% 내외에서 하락을 거듭했다가 이달 들어 상승 전환했다.

공공·개인서비스 연쇄 상승으로
향후 물가도 현재 수준 유지 전망


용인에 사는 강모(63)씨는 "달걀이 한판 7천원대를 넘은 지 오래고 소고기, 상추, 쌀값 등 장바구니 물가도 계속 상승세여서 식탁 물가 부담이 크다. 휘발유값 역시 ℓ당 1천700원에 육박해 차에 기름 넣는 것조차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경인지방통계청 관계자는 "농축수산물은 작년에 작황이 안 좋아 상승세를 유지했고 올해도 폭염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크게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돼지와 닭은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며 "앞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전반적인 물가는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