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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광 콘테스타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미래는 결정하는 것이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경영활동을 돌이킬 수 없는 불가역성과 예측할 수 없는 불가측성 사이에서 결정을 해야만 하는 인간의 행위라고 할 때, 미래에의 결단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에서 필수적인 것이 기업의 미래 청사진, 바로 기업의 비전인 것이다. 나침반의 바늘은 망망대해나 깊은 산중에서도 길을 잃지 않도록 항상 정북향(true north)을 가리키고 있다. 나침반의 바늘을 믿고 방향을 잡듯이 기업의 미션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명확한 비전이다. 우리의 미래를 우리가 결정하고 가슴 뛰는 비전을 바탕으로 구성원 모두가 한목소리, 한뜻으로 목표를 향해 함께 뛸 수 있다면 기업의 미래는 밝다. 미래 예측은 기업 차별화나 경쟁력의 원천이다. 어린 시절의 영화 '십계'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엑소더스!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인도로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이집트에서 해방되어 나올 때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위험을 무릅쓰고 홍해를 건너게 한 원동력이었으며, 그들을 힘차게 움직이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약속의 땅으로 가자'라는 희망이 그들의 마음을 뜨겁게 움직이게 했을 것이다. 

 

미래 불투명한 회사는 인재들 떠나
활력 넘치고 강한 기업 되기위해선
구성원과 함께 변화 예측·대응 중요


인류 진보의 가장 위대한 힘은 '많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원대한 희망'이라는 드러커 박사의 얘기대로 집단의 공유가치인 꿈과 희망을 자극하는 것이야말로 조직 성공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참으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어제의 최선이 오늘의 보편으로 내일이면 이미 낡은 것이 되어 버리는 격변하는 경영환경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업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젠 코로나 이후의 걱정보다는 코로나와 함께해야 할 미래에 대한 설계가 우선이다. 기업의 미래 방향이 명확히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경영활동은 자칫 목적지 없이 떠난 여행과도 같아 실패하기 십상이다. 구성원 모두가 열심히 해도 성과가 나질 않고 지쳐있는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없이 '무조건 하고 보자'는 식의 강박관념이 조직을 힘들고 맥빠지게 만든다.

기업의 비전은 미션을 바탕으로 만든 '미래에 마땅히 있어야 할 모습과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즉 비전은 추상적이지 않고,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명확한 말로 표현하고 위로는 미션과 아래로는 전략과의 연관 관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환경이 다른 외국 기업의 성공사례 보다는 우리나라의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스마트폰 초간편 금융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는 8조원을 넘는다. 한국 최초의 핀테크 유니콘기업을 목표로 8전 9기로 초간편 송금앱을 개발하여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의 문을 과감히 연 토스팀의 끊임없는 도전은 실리콘밸리도 놀랐을 정도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난해 매출 4천억여원, 올해 매출목표 1조원, 이용자 2천여만명, 20대의 80%, 30대의 60% 이상이 토스를 이용하는 놀라운 성장의 토스팀은 세계 첫 '슈퍼금융앱'이 또 다른 목표이다.

'기업은 곧 사람'… 꿈 꾸는 곳이기도
많은 사람들의 의지 담기도록 해야


이 회사의 미션은 '토스팀은 바꾸고 싶은 세상의 모습이 있고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목표가 있는 조직입니다. 어렵고, 불편하고, 멀게 느껴지는 금융이 아닌 누구에게나 쉽고 상식적인 금융을 만드는 것이 토스팀의 존재 이유입니다'이다. 30대의 CEO가 이끄는 야심차고 멋진 기업에 사람과 돈이 몰린다. 분명한 사실은 비전이 없는 회사는 미래가 없으니 인재가 모이질 않는다. 미래가 불투명한 회사에는 개인의 미래도 없으니 인재들이 떠난다. 회사에 인재가 모이고 활력이 샘솟는 유연하고 강한 회사가 되려면 미래를 구성원과 함께 열어가는 지침으로서의 비전, 변화예측과 대응의 기준으로서의 비전이 필요하다.

기업은 곧 사람이다. 그들이 꿈을 꾸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참여형 비전 만들기'를 통해 가능한 많은 구성원이 참여하여 그들의 꿈과 의지가 담기도록 해야 비전의 실현을 담보할 수 있다. 구성원이 공감하지 못하는 비전은 뜬구름이요 물거품이다. '참여형 비전 만들기'로 많은 유니콘기업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이세광 콘테스타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