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쿵쿵 아파트'를 출간하며 다정한 이야기와 포근한 이미지로 주목받은 전승배·강인숙 작가의 두 번째 창작 그림책이기도 하다.
'건전지 아빠'는 아빠를 자랑하는 아이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악기 연주도 잘하고, 운전도 잘하는 만능 재주꾼 아빠. 그의 정체는 다름 아닌 건전지다. 건전지 아빠는 집 안 구석구석에서 활약한다.
장난감을 움직여 아이를 즐겁게 하고, 도어 록 속에서 빈집을 안전하게 지키는가 하면 전자 모기 채 그물망에 전류를 흐르게 해 한밤중 불청객인 모기를 내쫓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건전지 아빠에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비가 세차게 내린 어느 날, 불어난 계곡물 때문에 오갈 수 없는 사람들의 운명이 손전등 안의 건전지 아빠에게 달린 것이다.
건전지 아빠는 온 힘을 다해 빛을 밝히기 위해 애써 보지만 손전등 안으로 비가 들이쳐 방전될 위험에 처한다. 건전지 아빠는 난관을 헤치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가족과 함께하며 힘을 얻는 건전지 아빠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 책은 사랑하는 이들이 주는 에너지야말로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