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해수욕장 전체 폐쇄 십리포해수욕장 르포
인천 옹진군이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으로 관내 해수욕장과 해변을 개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5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십리포 해수욕장에 코로나19 방역지침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2021.8.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옹진군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피서철 섬 지역 해수욕장과 해변을 개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지역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5일 오전 11시30분께 인천 옹진군 영흥면 십리포 해수욕장. 예년 같으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닷가를 찾은 인파로 북적였을 이곳은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해수욕장 주변의 넓은 주차장에는 20여대의 차량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해수욕장 안으로 들어서니 가족 단위로 온 관광객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바다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텐트와 파라솔이 모래사장에 빽빽하게 놓였던 과거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시설 이용 중단에 텐트·파라솔 금지
영흥 십리포는 20여대 주차 '한산'
"피서객 예년 비해 10분의 1 안돼"


해수욕장 내 샤워장 등 공용시설 이용은 전면 중단된 상태였다. 모래사장에 텐트와 파라솔 등의 차양 용품 설치를 금지한다는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 해수욕장 주변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캠핑장 데크에 텐트를 친 피서객들도 보였지만, 예년에 비하면 10분의1도 안 된다는 게 해수욕장 상인들의 설명이다.

옹진군은 애초 지난달 16일부터 영흥도 십리포 해수욕장과 장경리 해수욕장 등을 개장하려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3차례나 일정을 연기했다. 해수욕장 개장 시기를 저울질하던 옹진군은 최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줄지 않자 올여름에는 관내 해수욕장 8곳과 해변 15곳을 폐장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옹진군 해수욕장 전체 폐쇄 십리포해수욕장 르포
인천 옹진군이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으로 관내 해수욕장과 해변을 개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5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십리포 해수욕장 인근 상가에는 '임대 문의'를 내건 빈 점포가 생기기 시작했다. 2021.8.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 같은 소식에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십리포 해수욕장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임순자(65·여)씨는 "방역을 이유로 해수욕장을 막으면 최소한의 지원은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올해는 손님이 워낙 없어서 온종일 TV만 보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수욕장 인근 한 상가에는 '임대문의'라는 현수막을 내건 빈 점포도 눈에 띄었다.

백령도 음식점 등도 불만 목소리
"관광업 어떻게 먹고살라는 건지"


해수욕장 폐장 조치로 옹진군 내 다른 섬 지역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올해 옹진군 내 일부 섬 지역은 관광객들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백령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섬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해수욕을 즐기러 오는데, 해수욕장 문을 열지 않는 것은 관광객보고 오지 말라는 소리와 똑같다"며 "관광업이 주인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옹진군 관계자는 "휴가철에 섬 해수욕장과 해변을 찾는 관광객이 많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조기 폐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