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버스를 탈 때 정류장에서 한참을 고민할 때가 왕왕 있다.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는지 별도의 안내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길게 늘어진 줄 앞쪽까지 나아가 보도블록 위에 작게 새겨진 버스 번호를 확인하거나 줄 끝에 서 있는 사람에게 몇 번 버스인지 물어봐야 한다. 줄을 잘못 서서 몇십 분을 낭비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홍우비앤티는 이런 점을 단번에 해결해주는 제품을 개발했다. 조금 색다른 보도블록, '사인블록'이다. 광역버스 승차는 물론 어린이보호구역,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 금연구역까지 제공코자 하는 정보 특성에 맞게 색색의 보도블록으로 내용을 알려주는 게 사인블록이 갖는 다른 보도블록과의 차별점이다.
예를 들어 어린이보호구역이라면 '좌우를 살피세요', '차조심' 등의 문구와 함께 노란색의 블록을 인도에 설치하는 식이다. 일반 보도블록보다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어린이보호·금연구역 등 활용
휨강도 25MPa '내구성' 확보
시인성 고려한 색 배합 강점
일반 보도블록에 페인트로 표시하거나 스티커를 부착하면 추후 색이 바래거나 벗겨지는데, 블록 자체에 색이 입혀지고 문구가 프린트된 사인블록은 반영구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내구성이 뛰어난 데다 시인성이 높기 때문이다.
KS 규정 휨강도 기준은 5MPa인데 비해 사인블록은 25MPa로 기준보다 4~5배 견고하다. 블록 제작 과정에서 사람들의 눈에 가장 선명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색을 배합했고, 더 나아가 보행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빗길에도 미끄러지지 않고 오랫동안 자외선을 쬐어도 색이 변하지 않는다는 게 홍우비앤티가 내세운 사인블록의 강점이다.
홍우비앤티는 시각장애인 점자블록을 만들어오던 회사다. 안전한 길, 그리고 아름다운 길을 만든다는 목표하에 지난 2002년부터 20년 이상 축적한 기술은 사인블록 탄생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9년 개발된 뒤 금세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어 전국 곳곳에 도입됐다.
제품력도 인정받아 정부가 인증하는 GD마크를 획득했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조달청 우수제품으로도 지정됐다. 홍우비엔티가 경기도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정찬홍 홍우비앤티 대표이사는 "IT 기술을 접목해 (점자블록을) 확장해보고자 한다"며 "중소기업들은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데 어려움이 있다. 경기도유망중소기업 인증을 받은 만큼 공신력 있는 중소기업으로서 우리 제품을 소개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