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동안 한국 여자 배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연경(33)이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김연경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사실상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라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김연경은 "대한민국배구협회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고 여운을 남기는 듯했지만 3년 뒤 파리 올림픽 출전 여부를 떠나 대표팀 일원으로 뛰지 않겠다는 의미도 내포해 은퇴 선언에 가깝다.
안산 원곡중, 수원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 출신인 김연경은 2006년부터 한순간도 쉬지 않고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지난해 1월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예선에서 한국 대표팀의 올림픽 승선을 이끈 그는 당시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안고 한동안 코트에 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연경은 후배들과 원팀을 이뤄 티켓을 따는 데 일조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후배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었을 것 같다. 후배들이 열심히 해 좋은 모습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 여자배구는 3-4위전에서 세르비아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져 지난 2012년 런던 대회와 같은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여자 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따낸 뒤 이번에 45년 만의 두 번째 메달을 꿈꿨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