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901000332200016921.jpg
'고등학생 일행 6명이 어린 딸과 아들이 있는 가장을 폭행으로 사망하게 만들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고교생 일행과 폭행 시비 끝에 숨진 30대 남성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생을 엄벌하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사망한 이 사건 피해자 남성의 선배라고 밝힌 작성자가 올린 청원글에 3만7천여 명이 동의했다.

이 청원인은 '고등학생 일행 6명이 어린 딸과 아들이 있는 가장을 폭행으로 사망하게 만들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부검이 이뤄졌고 목, 이마, 얼굴 곳곳에 멍이 있었다고 하며 뇌출혈로 피가 응고돼 폭행으로 인한 사망으로 판명났다"며 엄벌을 촉구한 뒤 "이번 일을 계기로 법이 바뀌어 다른 피해자가 또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의 링크는 의정부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으며 실시간으로 청원에 동의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커뮤니티마다 숨진 남성의 가족을 걱정하는 글과 가해 학생을 비난하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편 경찰은 청와대 국민 청원글 중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찰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이 119를 바로 부르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사건 당일 오후 10시45분께 '4~5명이 싸운다'는 112신고를 접수해 오후 10시50분 지구대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했으며, 오후 10시51분 소방에 공동대응을 요청해 오후 10시57분 119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다"고 조치 경위를 밝혔다.

또 '경찰이 고등학생들 말만 믿고 지구대에서 조사도 하지 않고 돌려 보냈다'는 주장에 대해선 "현장에서 폭행에 가담한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지구대로 인치했다"며 "1명은 교통사고로 치료 중이어서 일단 병원으로 인계했고, 1명은 경찰서 형사과 1차 조사 후 부모의 신원보증을 받고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11시께 의정부시 민락동 번화가에서 30대 A씨와 고등학생 6명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서로 주먹이 오가는 과정에서 쓰러진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다 지난 6일 결국 숨졌다.

경찰은 폭행치사 혐의로 고교생 3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나머지 3명은 폭행에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