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후 뇌경색 증상을 보이고 있다.
장기간 입원이 필요한 해당 교사는 공무상 병가로 학교에 휴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학교 측이 백신 후유증에 대한 장기 휴가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공무상 병가가 아닌 개인적 질병에 의한 병가로 처리하면서 지역 교육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50대 남성 화이자 접종후 응급실行
장기 입원 필요 '공무상 병가' 신청
9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인 5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19일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았다.
이날은 고등학교 교직원과 고3 학생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첫날이었다. 백신을 접종받은 A씨는 이후 이상 증세를 느꼈고, 응급실로 이송돼 뇌경색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오른쪽 팔·다리에 마비 증상을 보이고 있다.
휴가를 쓰기 위해 학교와 인천시교육청에 문의한 A씨는 개인적 질병에 의한 병가로 처리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정부에서 내려온 복무규정에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휴가는 접종 당일과 최대 이틀까지 허용되기 때문이다.
학교 "후유증 장기 휴가 규정 없다"
전교조 "우선접종 대상 공적 업무"
시교육청 "정부에 개선 건의할 것"
A씨의 신고를 받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관계자는 "A씨는 고3 학생들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우선 접종대상자로 선정돼 백신을 맞았다"며 "본인이 직접 백신 접종을 신청한 것은 맞지만,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다 질병을 얻었기 때문에 공무상 휴가로 처리돼야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는 관련 지침에 따라 개인적 질병에 의한 병가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관련 부서와 협의해 교육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겠다"고 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사지 마비 증상을 보인 40대 간호조무사는 최근 산업재해 인정을 받기도 했다. 경기도의 한 병원 간호조무사인 B씨는 지난 3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뒤 면역 반응 관련 질환인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진단을 받았다.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사지 마비 증상 등이 업무상 관련성이 인정된다며 A씨의 산재를 승인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