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뇌는 평균 용적이 1천350cc로 멜론 정도의 크기이며, 대략 1천억개의 신경세포(neuron)와 100조개 정도의 시냅스를 가지고 있다. 뇌는 체중의 2% 정도지만 에너지의 20% 이상을 사용한다고 한다. 뇌는 좌뇌, 우뇌로 나뉘어 있고 이 둘 사이는 뇌량으로 연결돼 있다. 체온조절 등 모든 기초대사는 뇌간이 담당하는데 흔히 뇌사(腦死)라고 하는 것은 이 뇌간이 손상되어 기능이 정지된 것을 말한다.
뇌는 25세 정도까지 성장을 거듭하다가 이후부터 하루에 5만개 정도의 뇌세포가 죽는다고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대신 인생경험이 풍부해진 60~70세에는 뇌세포간의 연결이 가장 촘촘하여 이때 인간의 판단력이 정점에 이른다. 인간사회가 옛날부터 어르신의 지혜에 의존한 것과 사회의 지도자들이 대개 이 연령대에서 나오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음주와 흡연은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뇌에도 별로 좋지 않다. 담배의 주요 성분인 니코틴은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켜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며, 알코올은 흥분제가 아니라 오히려 신경억제제로 작용하여 두뇌 활동을 둔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어에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구절이 있는데, 과학적으로 봐도 매우 타당성이 있는 말이다. 즐거울수록 뇌 활동과 기능이 더 활성화하는 것이다. 인간의 감정을 담당하는 것은 변연계인데 어리고 젊을수록 변연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만일 로미오와 줄리엣이 10대 청소년이 아니라 30~40대의 장년이었다면 사랑 때문에 목숨을 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라 하는데, 재미있는 분석이다. 나이가 들수록 어지간한 일에는 잘 감동받지 않게 되는데 이 모두 변연계의 활동이 둔화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감정이 마르고 매사에 덤덤해지는 것도 다 까닭이 있는 것이다.
10일 한국뇌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100대 뇌신경병원 중 우리나라의 병원 8개가 포함되었다고 한다. 2028년쯤 되면 세계 뇌 산업 규모가 2조4천101억 달러로 커지며, 연평균 37%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제 뇌는 행복한 삶, 건강증진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