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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엽 인천본사 사회팀 차장
코로나19 여파로 학부모들의 일상생활에 가장 크게 자리 잡은 단어는 '온라인 수업'일 것이다. 한 지인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돼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는다"고 푸념할 정도로 온라인 수업은 이미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생활에 한 부분이 됐다.

이제는 학교 수업의 한 방식으로 자연스레 온라인 수업을 받아들이게 됐지만, 온라인 수업으로 학습격차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교육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인천시교육청이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중 44.6%가 온라인 수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대상 가운데 온라인 수업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한 비율은 28.4%였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의 단점으로 '질문의 어려움'(65.8%)을 꼽았다. 가정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학교 수업 이외에 학업을 도움받을 기회가 적어 온라인 수업에 '불만족'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인천시교육청은 분석하고 있다.

교육 당국도 온라인수업에 따른 학습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학력 전담 인력 투입, 인공지능(AI) 학습관리 프로그램 개발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아진다면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2학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1∼3단계에서는 전국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전면 등교하는 등 대면 수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온라인 수업은 언제라도 다시 재개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시기에 공교육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경제력에 따른 학력 격차가 사회문제로 고착화할 수 있다. 교육 당국의 세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사회팀 차장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