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5
사진은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4살 딸을 데리고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를 건너던 어머니를 승용차로 치어 숨지게 한 50대 운전자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김상우) 심리로 1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상 혐의로 구속 기소한 A(54)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동종 범죄 전력이 없으나 주의 의무를 위반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유가족이 엄벌을 내려달라고 탄원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11일 오전 9시 20분께 인천 서구 마전동의 한 삼거리에서 레이 차량을 몰던 중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B씨(32·여)를 치었다. 이 사고로 B씨가 크게 다쳐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B씨와 함께 있던 4살 딸도 바닥에 넘어지면서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B씨는 딸의 손을 잡고 함께 유치원을 등원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신호등이 없는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다 이들 모녀를 미처 보지 못해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 사고 발생 사흘 전 눈 수술을 받았으나 생업을 위해 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가 어린이보호구역 내 준수 속도인 시속 30㎞를 초과하지 않은 21㎞로 주행했던 것과 사고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선처를 요청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A씨도 최후 진술을 통해 "제 한순간 실수로 한 가정의 미래와 행복이 무너지는 안타까운 현실에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지난달 8일 열린 첫 재판에는 숨진 B씨의 남편이 정신적 충격으로 출석하지 못하고 동생이 형을 대신해 나와 A씨의 엄벌을 호소(7월 9일자 4면 보도="형과 두 조카의 삶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유가족 울분)했다. 그는 "형수님은 둘째 조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피고인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며 울먹였다. 이어 "5m 정도 끌려가다가 차량 뒷바퀴에서 발견된 형수님은 둘째 조카를 걱정하며 두 눈을 감지도 못하고 돌아가셨다"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를 내고 눈 시술 핑계를 대는 가해자를 보면서 우리 가족은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