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21세기 말 인천·부산 등 우리나라 해안 저지대가 잠길 수 있다는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나온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난 9일 발표한 지구 온난화 관련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 2021∼2040년 중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는데, 2018년 제5차 보고서보다 9~12년 앞당겨진 결과다.
이번 보고서는 21세기 말 해수면이 최대 1m가량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는데, 인천·부산 해안 저지대가 잠기게 된다. 최근 유럽과 북미 대륙을 뒤덮은 초대형 산불과 홍수는 기후변화 위기의 예고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교보문고가 올해 상반기 주목받지 못한 책을 독자 투표를 통해 재조명한 '2021 독자의 선택 : 좋은 책의 재발견' 행사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친환경 식생활을 다룬 '제로 웨이스트 키친'(류지현 저·테이스트북스)이 1위를 차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1~2월 관련책 판매 작년比 3.4배↑
'환경특별시 표방' 정책 입증 효과
市 "먼저 나서서 변화 이끌고있어"
독자들이 더 많이 읽혔으면 하는 책을 투표하는 이번 행사에는 4만8천568명이 참여했고, 중복 투표에서 '제로 웨이스트 키친'은 가장 많은 1만7천477표를 얻어 2위(1만2천247표)와 차이가 컸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2월 환경문제 관련 서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배가 증가했다. 기상·기후학 관련 서적 판매량도 올해 1.6배 늘었다. 그만큼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아보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환경문제를 다룬 책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좋은 책의 재발견 행사에서도 그러한 경향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보다 더 많이 친환경·자원순환 정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인천시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인천시는 '환경특별시'를 표방하며 2025년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 종료 등 굵직한 정책부터 '업사이클링 굿즈' 제작 같은 소소한 사업까지 전방위적으로 친환경·자원순환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왜 지자체가 앞서 나갈까'하는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기도 하다. 환경문제를 다룬 책에 대한 관심이 정책 효과를 다소 입증하는 셈이다.
인천은 수도권매립지, 석탄화력발전소, 해양쓰레기, 매립된 갯벌, 미세먼지 등 '나쁜 환경'의 표본을 많이 보유한 도시지만, 거꾸로 시민들이 좋아지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장정구 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은 "그동안 중앙정부에 인천의 많은 환경 현안을 해결해달라고 지속해서 건의했지만, 그 속도가 더딜수록 결국 인천시민이 피해를 봤다"며 "인천시가 할 수 있는 정책부터 먼저 나서서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해양오염 주범 '플라스틱 쓰레기'… 국민 97.8%가 "심각하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