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 살해·강화 농수로 유기' 20대 남동생, 징역 30년 선고

인천지법 "엄중히 처벌할 필요있어… 피해자 숨진후에도 거짓말·유기" 중형 판결

친누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강화도 농수로에 유기한 남동생 A씨. /경인일보DB

친누나를 살해한 뒤 인천 강화군의 한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동생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김상우)는 12일 선고 공판에서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7)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가장 근본적인 절대적 가치로 이를 침해하는 것은 용인될 수 없음에도 피고인은 친누나의 생명을 빼앗았다는 점에서 사회적, 도덕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므로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존재하지 않는 피해자의 남자친구를 만들어 누나가 남자친구와 가출했다고 속이고, 피해자가 숨진 뒤에도 4개월 동안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가장 큰 상처를 입었을 부모가 선처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오전 2시 50분께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누나인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누나의 시신을 캐리어(여행용 가방)에 넣어 아파트 옥상 창고에 방치했다가 같은 달 28일 렌터카를 이용해 강화군 삼산면에 있는 한 농수로에 버렸다.

A씨는 올해 2월 14일 부모가 경찰에 누나의 가출 신고를 하자 누나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혼자서 주고받아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몄다. A씨에게 속은 부모는 4월 1일 경찰에 접수된 가출 신고를 취소했다. A씨는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B씨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돈을 이체해 사용하기도 했다. B씨의 시신은 농수로에 유기된 지 4개월여 만인 4월 21일 발견(4월 22일 인터넷 단독 보도=강화군 수로서 숨진 채 발견 30대 여성 타살…흉기에 수십차례 찔려)됐다. A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지 9일 만에 체포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친동생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범행이 잔혹하고, 범행 이후의 태도를 봤을 때도 일말의 죄책감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날 A씨 남매의 아버지는 법정에서 "죽은 아이와 죽인 아이도 모두 우리 자식"이라며 "앞으로 죽는 날까지 딸에게 용서를 구하며 죄인으로 살겠다. 못난 아들이지만 하나 남은 자식이 저희 품에 돌아올 수 있게 선처를 부탁한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김태양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