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공장 직원들이 기지를 발휘해 대형 화재를 막았다.
12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7일 오전 8시 29분께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한 금속 제조업체 2층 자재 창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당시 공장 안에 있었던 직원들은 매캐한 연기를 맡고 긴급히 밖으로 대피했다. 불이 난 창고는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 안에 있어 자칫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
때마침 출근하던 한 직원이 공장 건물의 창문 사이로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목격하고 서둘러 119에 신고했다.
곧이어 공장 직원인 이모(47)씨와 최모(40)씨, 권모(46)씨, 임모(44)씨, 박모(49)씨, 박모(37)씨 등 6명은 한 치 망설임 없이 소화전에서 소방호스를 꺼내 물을 뿌렸다. 그러나 수압이 약한 탓에 지상에서 2층 창고를 향해 진화 작업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직원들은 궁리 끝에 공장에서 사용하는 지게차를 끌고 와 평소 화물을 적재·운반하는 데 쓰는 받침대인 팔레트를 설치했다. 이어 팔레트를 발판으로 삼고 2층 창문 쪽으로 가까이 접근해 화재 지점을 향해 다시 물을 뿌렸다.
남동산단 2층 자재창고서 연기
소방호스 수압 약해 닿지 않자
지게차로 팔레트 설치 발판 삼아
이들의 기지로 공장에서 난 불은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더는 번지지 않고 초기 진화됐다.
하마터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급한 상황에서 이 직원들이 신속하게 나설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직장에서 소방 활동 훈련을 받은 '자위소방대'였기 때문이다.
인천공단소방서는 화재 피해를 막는 데 기여한 공장 직원 6명을 12일 소방활동 유공자로 표창했다. 김준태 공단소방서장은 "화재 발생 시 적극적인 진압으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막은 여섯 분의 용기에 큰 경의를 표한다"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