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극장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자동차 공회전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자동차 극장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의 단속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대면접촉 최소화 관람객 인기몰이
대기업도 가세… 경기도 9곳 운영중
지난 13일 오후 찾은 경기도 내 한 자동차 극장에선 영화 시작 전부터 차량 배기음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상영 시간 한 시간 전인 오후 7시. 차량은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영화가 상영되자 100여대가 이곳 자동차 극장을 찾았다.
영화가 시작된 이후 2시간 내내 자동차 극장 내 차량들의 공회전이 계속됐다.
이곳 자동차극장은 '경기도 자동차공회전 제한에 관한 조례'에 따라 5분 이상 공회전이 금지된 구역이다.
영화 상영 내내 공회전에 대한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 영화 관람 중 시동을 계속 켜도 되냐고 묻자 극장 관계자는 대수롭지 않게 "그렇다"고 답했다.
이처럼 자동차 극장 내 공회전 문제에 대한 단속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전에는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지만 코로나19 이후 대면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어 영화 관람객들이 자동차 극장으로 몰리면서 발생되고 있는 문제다.
자동차 극장이 인기를 끌면서 대기업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CJ CGV는 지난 6월 '도심 속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자동차 극장'을 목표로 인천 연수구에 첫 상설 자동차 극장을 열었다. 경기도에는 현재 9개 자동차 극장이 운영 중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극장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면서, 동시에 자동차 공회전으로 환경오염 문제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5분이상 공회전 금지불구 제재없어
대기오염물질 배출 단속 절실 지적
친환경 차량 인센티브제 도입 제안
전문가들도 자동차 공회전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자동차 배기가스는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 주범인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한다는 것.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 공회전 시 CO(일산화탄소), HC(탄화수소), NOx(질소산화물), PM(입자상물질) 등이 모두 나온다"며 "승용차가 한 시간 공회전 하면 보통 1천900g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되는데, 자동차 극장은 차량 수백 대가 한 곳에서 2시간가량 공회전을 지속하기 때문에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코로나로 자동차 극장이 확대된 것은 의미가 있지만, 환경 오염 물질 배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친환경 차량에 대한 인센티브제 도입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단속도 중요하지만)무공해 차량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서 일반 내연기관 차보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무공해 차량의 자동차 극장 방문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