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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발족한 광복회(光復會)는 독립 운동가와 그 후손, 유족들이 구성한 단체다. 1915년 대구에서 결성돼 국권을 되찾자며 만주까지 건너가 독립운동을 한 '대한광복회' 후신이다.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다. 이갑성 초대 회장은 3·1 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76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촛불 혁명으로 친일에 뿌리를 둔 정권은 무너졌지만, 친일 반민족 기득권 구조는 아직도 철의 카르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친일 반민족 족벌 언론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거짓과 왜곡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친일에 뿌리를 둔 역대 정권을 무너뜨렸다"며 "친일파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친일이 우리 민족의 발목을 잡고 기생한다. 대한민국은 친일파를 위한 나라가 되었다"고 했다. 특히 '친일 반민족 인사 69명이 현충원에 묻혀 있다'며 친일파 파묘법을 제정하자고 했다. 야당은 '반인륜적 발상'이라며 반발했으나, 여당 의원들은 관련 법을 발의한 상태다.

보수 야권은 그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사례를 들어 보수정권을 친일로 매도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축사를 명목으로 보수 진영을 친일 세력 프레임을 씌우고, 이념 편향을 드러내고 있다는 논란이 거세다.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수 없는 왜곡된 역사관이 들어있다는 거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김원웅 씨는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 출신이죠. 광주학살의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 있나" 라며 "이러니 대한민국 역사가 왜곡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시 '토착 왜구' 프레이밍을 깔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데, 역사와 보훈의 문제에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그 경박함이야말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제일 먼저 척결해야 할 구태"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일본과) 대화의 문 항상 열어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미래를 말하는데, 광복회장은 과거를 붙잡고 '친일파 없는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런 장면을 대형화면으로 보고도 청와대는 별 반응이 없다. 연설 전문도 미리 알렸다고 한다. 20명 넘는 역대 광복회장 중에 이처럼 유난하고 센 인사가 없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