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701000609100030961.jpg
2학기 등교가 시작된 17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가온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2021.8.17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조심히 다녀와"

17일 오전 8시 30분께 수원 가온초등학교 앞. 한 달여 간의 짧은 여름 방학을 끝낸 가온초 1, 2학년이 부모님의 배웅을 받으며 2학기 개학을 맞이했다.

한 달 넘도록 1천명을 웃도는 코로나 19 하루 확진자가 나오며 확산세가 여전히 매섭지만, 이날 가온초 교문 앞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들뜬 학생들로 북적였다. 선생님의 손 인사에 배꼽 인사하며 교문을 지난 학생들은 건물 앞에서 실내화를 갈아신고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쟀다. 교실에 들어간 학생들은 투명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 위를 직접 물티슈로 닦으며 수업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가온초는 1, 2학년만 등교 수업을 하고 3~6학년은 원격 수업을 진행했다.

22.jpg
2학기 등교가 시작된 17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가온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2021.8.17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 중인 경기도 내 초교 1~2학년과 코로나 19 백신을 접종한 고 3는 매일 등교할 수 있지만, 중학교는 3분의 1 등교, 고1~2학년은 2분의 1 등교가 원칙이기 때문이다. 내달 6일부터는 밀집도가 더 완화돼 초교 3~6학년도 밀집도 2분의 1 이내로 등교할 수 있게 된다.

이날 등교 수업으로 개학을 맞은 1, 2학년은 지난 1학기 때도 등교 수업을 했지만, 학부모들의 얼굴은 걱정이 가득했다. 학생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도 교문 앞의 학부모들은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1학년 자녀를 둔 김모(37)씨는 "코로나 19로 등교 수업을 하는 게 불안하긴 한데, 저학년이라 온라인 수업은 제대로 집중을 못 하더라"며 "불안해도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A씨도 "아직 2학년이라 불안하고 걱정도 되지만, 학교에 가야 사회생활도 배울 수 있고 코로나 19로 인한 학습 결손도 걱정됐다"면서 "지난 1학기를 보면, 학교에서도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있는 것 같고 아이도 잘 따르는 것 같아 그나마 안심이 된다"고 했다.

33.jpg
2학기 등교가 시작된 17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가온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2021.8.17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학교도 방역 지침 준수에 한창이다. 가온초 관계자는 "등교하는 학생 수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별관에 열화상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했다. 학생들은 개학 일주일 전부터 자가진단을 진행했고, 등교 전과 급식 먹기 전에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며 "급식의 경우 칸막이를 설치하고 시간 간격을 두고 급식 시간을 정해 급식실 내 학생 밀집도를 낮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거리두기 4단계인 수도권 내 7천768개교 중 1천527개교(19.7%)가 개학했다. 개학한 학교 중 273개교(3.5%)만 원격 수업을 했고, 나머지 학교는 등교 수업을 진행했다.

교육부는 애초 4단계는 전면 원격 수업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지만, 학교는 코로나 19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과 학습 결손을 막기 위해 2학기 등교를 확대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