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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코로나19가 일상생활 전반에 커다란 불편을 안겨주면서 문화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면 중심의 문화 공급 방식이 비대면 위주로 전환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굶주렸던 예술에 대한 갈증은 온라인을 통한 연결과 소통을 지향하는 '온택트(Ontact)' 문화로 표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옛것을 고수하며 전통의 맥을 이어가던 문화계에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며 첨단 기술이 접목된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다양한 문화 보급 방식과 정책운영 방안 등의 대책을 마련하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관객과의 호흡을 중시하는 연극과 같은 대면 공연은 랜선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직접 체험장을 찾아가 배우는 체험 문화는 조립용품 세트로 만들어져 집으로 배달된다.

또한 클래식 연주는 음향효과가 가득한 공간에서 나와 관객들이 있는 장소로 찾아가고, 공연은 영상으로 제작돼 관람객이 원할 때 언제든 찾아볼 수 있는 자료로 만들어졌다. 이렇듯 노래, 음악, 드라마, 기술, 공예, 무용과 같이 기록될 수 있지만 만질 수 없는 무형(無形)의 문화는 첨단 기술과 만나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다만 미처 준비할 새 없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분야들은 아직 시대의 흐름을 뒤쫓지 못하고 있다. 신명 나는 소리와 흥겨운 춤판이 어우러진 농악이나 지역 주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고장을 알리는 지역 축제 등은 아직 존치와 변화의 사이에서 풀어야만 하는 숙제로 남아있다.

소리꾼과 고수가 구연하는 고유 민속악인 판소리 역시 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표현력이 풍부한 창(노래)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첨단 기술로 표현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다. 변화는 이제 생존이고, 전환은 이제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