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리버시티현수막
의정부 장암동 수락리버시티 아파트 외벽에 서울 노원구로의 행정구역 경계조정을 요구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8.19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10여년째 서울시로의 편입을 요구하고 있는 의정부 장암동 수락리버시티 1·2단지 주민들이 아파트 외벽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며 의정부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19일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수락리버시티 1·2단지 주민들은 지난달 28일 105동과 208동 외벽에 대형 현수막 2개를 게시했다. 현수막에는 '책임 있는 의정부시와 국회의원은 약속대로 행정구역조정 MOU를 즉각 시행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혔다.

또 현직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행정구역 경계조정에 동참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큰 크기의 현수막이 걸리자 시는 현장 확인 후 이 아파트에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계고장을 보냈다.

노원구와 구역 논의 1년째 제자리
장암동 수락리버시티, 市와 마찰


시는 계고장에서 아파트 외벽에 걸린 현수막이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불법 현수막으로 규정하고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수거 및 1장당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주민들은 반발했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시가 외벽에 각종 현수막을 내건 다른 아파트들엔 말이 없다가 우리 아파트에만 계고장을 보냈다. 형평성 없는 행정"이라며 "시가 12년째 행정구역 경계 문제로 피해를 본 주민들의 목소리는 들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불법을 운운하며 주민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의 계고장이 온 뒤 주민 간 논의가 있었지만 자진 철거하지 않기로 했다"며 "1천만원의 과태료를 내려면 주민들이 돈을 갹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제수거·과태료 행정처분 경고에
12년 피해 외면 오히려 겁박 반발


실제 시가 통보한 자진정비기한은 지난 17일까지였지만 아파트 외벽에 걸린 현수막은 철거되지 않았다.

행정구역상으론 의정부시에 편입돼 있지만 통학을 비롯해 대부분의 생활을 서울시 노원구에서 하는 수락리버시티 1·2단지 주민들은 2009년 9월 입주 후 10년 넘게 서울시로의 행정구역 조정을 요구해왔다.

주민들의 요구에 시는 지난해 서울시, 노원구와 '동반 성장 및 상생발전' 협약을 맺고 행정구역 경계조정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1년여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수락리버시티 아파트 외벽에 걸린 대형 현수막에 대한 신고 및 민원이 많았다"며 "옥외광고물법에 근거한 정당한 단속으로 주민들이 자진 철거하지 않는다면 계고장에서 밝힌 것처럼 추가 행정처분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