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장애인유도
남자 장애인 유도 금메달 후보인 이정민(오른쪽)이 2020 도쿄 패럴림픽을 앞두고 동료 선수들과 훈련을 하고 있다. 2021.8.22 /평택시청 제공

2016년 리우 패럴림픽에서 심판의 판정 번복으로 아쉽게 은메달 획득에 머문 남자 장애인 유도 세계 최정상인 이정민(평택시청)이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을 위해 막판 담금질에 전념하고 있다.

도쿄 패럴림픽에서 남자 시각장애 81㎏급에 출전하는 이정민은 19일 경인일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선수촌에서 평소 하던 스케줄에 맞춰 꾸준하게 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두 번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도쿄행을 이루기 위해 지난 6월 영국 버밍엄에서 국제 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IBSA)이 주관한 '2021 유도 그랑프리'에서 81㎏급 정상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고, 이를 통해 패럴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지난 5월24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유도 그랑프리에서도 3위 입상을 이룬 바 있다.

평택시청 소속… 81㎏ 체급 출전
지난 6월 '세계랭킹 1위' 되찾아


도쿄 올림픽과 같이 새롭게 적용될 골든스코어 룰이 패럴림픽에도 적용되는데, 시각장애인 유도의 경우 상대 도복을 잡고 시작하는 특징이 있다.

이정민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많은 국내·국제 대회가 취소됐지만 다행히 2개의 국제대회에 참여하고 외국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경험도 쌓고 내 위치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인이 근지구력에서 유럽 선수들보다 나을 수 있어도 본질적인 힘 같은 부분은 부족하다. 잘하고 있는 것들은 유지하면서도 내가 부족한 근력 부문은 보완해 도쿄 무대에 오르겠다"고 소개했다.

이정민 장애인유도선수 손
사진은 이정민이 강한 훈련으로 인해 손가락에 붕대를 감은 모습. /평택시청 제공

초교 4학년 때부터 비장애인 유도 엘리트(전문) 학생 선수로 출발해 2014년까지 일반 대회에 출전했다. 2015년 8월 전국 실업유도 최강전에선 유도 간판 왕기춘을 누르고 정상에 오르기도 했으나, 선천적 망막층간분리증으로 왼쪽 눈의 시력이 매우 낮아져 대회에서 집중 공략되자 결국 장애인 유도로 전향하게 됐다.

초교4학년 시절부터 선수로 생활
2015년 실업 간판 왕기춘 꺾기도
시력 낮아져… 장애인 유도 전향


비장애인 분야에서도 최정상급 실력을 지닌 그는 지난 2016년 9월10일 브라질 리우 패럴림픽 무대에서도 승승장구했지만, 결승에서 멕시코 아빌라 아드리안에게 유효패 했다.

경기 시작 54초 만에 업어치기를 시도하다 상대의 되치기로 유효를 내준 게 원인이 됐다. 1분여 뒤 이정민은 회심의 일격으로 주심에게 절반을 받았으나, 이상하게도 심판들의 판정 번복이 이뤄져 취소됐다. 남은 시간마저 심판진은 그를 외면했다.

그는 "리우에서는 너무 상실감이 컸다.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이 있었고, 여러 좋지 않은 악조건이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그냥 내려주는 게 아니구나'라고 뼈저리게 느꼈다. 5년간 더 많이 성숙해졌다"고 전했다.

이정민은 끝으로 "일반 스포츠에 비해 재미없다는 인식을 하는 등 장애인 체육이 안타까운 부분들이 좀 있다. 그러나 장애인 선수들도 일반 선수만큼 피와 땀을 흘리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응원하면서 우리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