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상수원에 미세플라스틱이 대량 유입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인체 유해성에 대한 우려(8월19일자 2면 보도=경기도민 식수 의암호에 미세플라스틱 3760조개 유입)가 제기됐지만 실제로 경기도민들에게 어느 정도의 피해를 입힐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페인트 분해시간 짧아 빠른 영향불구
관련연구 걸음마단계로 가늠 어려워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연구가 걸음마 단계라, 도민들에 미칠 피해 정도도 추산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도민들의 불안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18일 김만구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교수 연구팀은 춘천시 의암호에 최대 3천760조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됐다고 밝혔다.
김만구 교수는 "페인트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이 훨씬 크다. 일반 플라스틱이 부서지려면 몇 년이 걸리지만 페인트는 염료와 색소, 첨가제들이 들어 있어 짧은 시간 분해된다"며 "그만큼 빨리 수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암호에서 출발한 물줄기는 가평군 청평댐을 거쳐 광주시 팔당호로 이어진다. 미세플라스틱이 수도권 주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경기도민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상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위해성분석연구센터 책임연구관은 "미세플라스틱은 정말 다양한 물질들로 분류될 수 있다. 기준값을 도출하는 데도 합의가 필요하다"며 "아직은 인체에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왔을 때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보고된 바가 없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에서도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도 위해성 평가 기술 개발중
농약처럼 섭취 독성 기준 마련돼야
환경부도 현재 미세플라스틱 위해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상태다. 환경부 제2차 환경보건종합계획(2021~2030)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물 환경 내 미세플라스틱 표준시험법을 마련하고 오는 2025년까지 하천과 먹는 물의 미세플라스틱 분포를 조사한다.
예를 들어 농약의 경우 먹는 물에서 얼마만큼 섭취했을 때 독성이 있는지 전문가들 간 합의점이 있어 유해성을 판단하는 만큼 미세플라스틱도 이와 같은 기준점을 마련하는 것이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현재는) 명확한 내용이 없다"며 평가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측은 "환경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와 논의가 진행돼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