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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천연기념물 205호 저어새의 유조 1마리가 폐사된 채 발견되었다. 저어새네트워크는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고 토양의 산소농도가 낮아지면 증식하는 보툴리눔(botulinum) 세균이 독소를 내뿜어 폐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1.8.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남동유수지와 인근 갯벌에서 서식하다 감염병으로 죽는 야생조류들(8월18일자 6면 보도=인천 남동유수지 조류 '질병 확산'… 저어새까지 폐사)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본격적인 사체 수거에 나섰다.

인천시는 남동구, 연수구와 함께 23일까지 남동유수지와 인근 갯벌에서 조류 100마리의 사체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인천시가 수거한 조류 대부분은 오리류였으며,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 2마리도 사체로 발견됐다. 


저어새 2마리 등 100마리 사체 수거
남동유수지·갯벌 피해 확산 판단
지자체·환경단체 등과 협의 지속


이달 8일 고잔갯벌에서 폐사한 저어새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검사 결과, '보툴리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인천시가 검사를 의뢰한 흰뺨검둥오리 2마리도 보툴리즘에 의해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남동유수지와 인근 갯벌을 중심으로 보툴리즘이 확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툴리즘은 보툴리눔(botulinum) 세균이 내뿜는 독소에 중독되는 증상이다. 보툴리눔 세균은 토양 속에 서식하며 여름철(7∼9월) 흙 속의 산소농도가 낮아지고 기온이 상승하면 증식해 독소를 내뿜는다. 보툴리즘에 걸린 조류는 신경계가 손상돼 날거나 서지 못하다가 결국 죽음에 이른다.

남동유수지 일대를 모니터링하는 인천저어새네트워크는 남동유수지와 인근 갯벌에서 230여마리의 조류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사체 수거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시 환경기후정책과 관계자는 "남동유수지와 인근 갯벌에 보툴리즘이 퍼졌다고 판단해 사체를 수거한 뒤, 소각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담당 지자체, 환경단체 등과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