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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조 인천테크노파크 원장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 또는 초월이란 뜻의 메타(Meta)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메타버스는 ICT 융복합 기술을 바탕으로 현실과 유사한 디지털 가상공간을 구축하고, 그 안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포괄하는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기술을 활용해서 사용자들에게 관광, 쇼핑, 회의,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최근에 다시 오픈한 '싸이월드'가 초기형태 메타버스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인기그룹 블랙핑크 멤버들의 아바타가 출연하는 뮤직비디오가 출시된 곳은 현실 세계가 아닌 메타버스 세상이다. 지난해 9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연 블랙핑크 팬 사인회에 전 세계에서 무려 4천300만명이 몰려왔다. 순천향대학교는 올해 초 신입생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아바타로 참석하는 새로운 입학식을 선보였다.

정부 관련산업 육성 'XR프로젝트'
인천시 참여… '업그레이드' 추진
'스마트도시 구축' 적극 활용 계획


메타버스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공존하는 대안 공간을 열어나갈 것이다. 메타버스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도입한 현대자동차의 사례를 보자. 과거에는 신차 디자인 회의를 위해 각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한곳에 모여 직접 실제 차량 모형을 만들면서 회의를 진행하였지만, 지금은 현대차 VR 개발공간에서 VR헤드셋을 쓴 디자이너들이 각기 자기 나라 사무실에서 디지털 3D 신차모형에 서로 다른 디자인과 기능을 입혀 가면서 회의를 진행한다. 수소 전용 대형 트럭의 콘셉트카인 넵튠의 혁신적 디자인도 메타버스를 통해 개발되었다. 통신기술과 콘텐츠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달에 따라 메타버스는 이제 디지털 창작 활동 및 다양한 경제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메타버스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메가트렌드로 변모해 가고 있다.

정부는 디지털 기술발전과 비대면 산업의 발달로 인해 메타버스 기술이 차세대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경제 전반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에 메타버스 관련 산업규제를 혁신하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올해는 가상융합기술(XR)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과 지원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가상융합기술 수요·공급기업과 이동통신사, 방송미디어 업계 등이 참여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는 등 메타버스 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인천시는 가상융합기술을 활용한 실감 콘텐츠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감콘텐츠체험관을 구축하여 운영해오고 있다. 2016년 동구에 '탐'이라는 이름으로 개소하였고, 올해는 강화도에 제2의 실감콘텐츠체험관이 조성되었다. 2018년부터는 VR·AR 관련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XR콘텐츠산업 육성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2019년에는 VR·AR 제작 거점센터의 문을 열었다.

관광·재난·교통 등 전분야로 확대
시민들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부응


올해 3월 정부가 가상융합기술을 활용하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XR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는데 인천시가 'XR메타버스 인천이음 프로젝트'의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사업의 내용을 보면, 우선 인천공항, 개항장, 송도와 부평역 일원을 대상으로 3차원 공간정보를 구축하여 무료로 개방하면 콘텐츠 개발자가 길 안내, 관광, 쇼핑, SNS 서비스를 메타버스 공간에서 제공하게 된다. 대용량 공간정보와 실감 콘텐츠의 실시간 서비스를 위해 5G 기반의 통신설비를 갖추고, 사용자의 실감체험을 위해 메타버스 전용 XR글래스를 개발하여 제공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업그레이드하여 현재 추진 중인 디지털트윈 기반 스마트도시 구축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구축되는 메타버스 플랫폼 기술을 관광분야에서 재난, 교통, 환경 등 스마트도시 행정 전 분야로 확대하고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나가려고 한다. 첨단 ICT 기술과 XR가상융합기술이 만들어가는 차세대 플랫폼인 메타버스는 4차 산업혁명이 꽃피울 미래공간이다.

/서병조 인천테크노파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