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지역 외국인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8월27일자 1·3면 보도=[뉴스분석] '코로나시대' 지방자치 조직에 외국인 반영 절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외국인 노동자와 무등록 외국인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지난 28일 오전 8시45분께 인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 앞에는 얀센 백신을 맞기 위해 온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연수구는 고려인 등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외국인이 거주하는 함박마을과 중동지역 외국인이 다수 근무하는 중고차매매단지 등에서 최근 확진자가 속출하자 이날 처음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외국인 대상 백신 접종을 진행했다.
접종이 시작되기 전부터 100여명의 외국인들이 체육관 입구부터 주차장까지 'ㄴ'자 모양으로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현장을 통제하는 연수구청 직원들은 두 팔을 크게 벌리며 '간격을 넓혀주세요', '거리두기를 해주세요'라고 목청껏 외쳤다.
예방접종센터 앞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50대 남성은 "내가 사는 함박마을에 확진자가 계속 나와 불안한 마음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백신을 맞으러 왔다"고 말했다.
함박마을 등 잇단 확진 차단조치
통역사 배치해 문진표 작성 도와
연수구는 원활한 백신 접종을 위해 아랍어와 러시아어 통역사를 각각 1명씩 배치, 외국인들의 문진표 작성을 도왔다. 외국인 등록증을 가진 사람뿐 아니라 미등록 외국인도 '임시관리번호'를 받아 백신을 맞았다.
베트남에서 온 20대 여성은 "백신 부작용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어 걱정이 컸는데, 막상 주사를 맞아 보니 아무렇지 않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후 4시20분까지 선학체육관 예방접종센터에서 외국인 495명이 백신을 맞았다. 오전에는 백신을 맞으러 온 외국인들이 몰렸지만 오후 시간대부터 급격히 줄면서 연수구가 애초 계획했던 접종 인원 600명을 채우지 못했다.
오후 방문 줄어 계획 미달 '495명'
관내 2천명이상 접종… 홍보 강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무자격 체류 외국인이 예방접종을 받아도 단속이나 출국 조치와 같은 불이익이 전혀 없으니 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인천시는 다음 달 17일까지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백신 접종을 할 계획이다.
연수구보건소 건강증진과 김인숙 과장은 "오늘(28일)까지 합쳐 연수구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1만2천여명 중 2천명 이상이 백신을 맞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외국인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을 위주로 백신 접종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