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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규 가천대 길병원 홍보실장·비뇨의학과 교수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단계이던 지난해 2월, 전 세계적인 '인포데믹(information+pandemic)'을 선포했다. 잘못된 정보, 소문 등이 SNS, 인터넷 등 미디어를 통해 전염병처럼 빠르게 확산돼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불안과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불량 정보들은 감염병 확산보다 더 빠른 속도로 퍼져 사람들이 올바른 정보를 선별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 재난상황에서는 주변 정세에 대한 정보 의존도가 평소보다 높아지지만 획득하는 정보의 신뢰성이 항상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신뢰할만한 정보를 통한 소통'은 개인의 영역이 아닌, 재난 극복을 위해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가 되었다. 코로나19 이슈로 급부상했지만 '불량 건강정보'는 오래전부터 의료계에서 척결 대상으로 지적돼 왔다. 최근 몇 년간 다양한 미디어들이 증가하며 건강정보의 양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질적 검증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WHO는 코로나19 초기단계 인포데믹 선포
'신뢰의 정보' 재난극복 필수요소이기 때문


의료계에서도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건강정보를 바로 알리고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병원 및 학회의 캠페인 실시, 애니메이션, 동영상 제작, 유튜브 운영 등 쉽고 친근한 방법으로 환자 및 대중들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인포데믹과 비대면 상황에서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는 유튜브 채널이 코로나19 상황 이전보다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의미가 있다.

인천권역책임의료기관인 가천대 길병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길병원TV'의 경우, 신뢰할 수 있는 건강정보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자리를 잡았다. 2019년 7월 채널을 개설해 약 2년 만에 구독자 1만2천여 명을 돌파했다. 자극적 소재 없이 의료진이 직접 출연하는 건강정보 제공으로 짧은 기간 동안 구독자 1만명을 확보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접촉, '집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이용자들의 욕구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로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

가천대 길병원은 당뇨, 심장, 암 등 만성질환에 대한 건강정보를 기본으로 항암제 조제, 내시경실 내부 등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에 대해 현장의 의료진과 상의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일부 콘텐츠의 경우 1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백신의 원리, 개인 위생법, 음압병동 생활 등을 다룬 콘텐츠들도 꾸준히 관심을 끌고 있다.

길병원 전문 유튜브채널 운영해 '공공 소통'
건보심평원도 '히히랄라' 개설 시민창구역


그런 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건강정보를 이용한 소통과 관련해 최근 경인일보 지면을 통해 연재되고 있는 '코로나19 시대 인천시민 건강리포트'도 '공공소통'의 좋은 사례라 사료된다. 언론사와 공공기관(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지원)이 코로나19 시대 시민들의 건강 생활상을 빅데이터에 근거해 소개함으로써 시민들로 하여금 자신의 건강과 병원 이용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가천대 길병원 등 의료진들이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고 현상을 진단함으로써 보다 신뢰도를 높였다고 생각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최근 대국민소통을 위한 유튜브 채널 '히히랄라'를 개설했는데, 이 또한 잘못된 인포데믹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비대면 시대에 '정확한 소통'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대면 접촉 기회가 줄어든 만큼, 제한된 여건에도 불구하고 주변 상황을 보다 정확히 판단하고자 사람들은 정보 획득과 소통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마련이다.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말미암아 비대면 시대가 보다 일찍 우리에게 찾아왔지만 이러한 시점에 신뢰도 있는 소통을 통해 이뤄낸 결과물의 가치 역시 그만큼 더욱 값질 것이라 생각한다. 위기 속에서 올바른 소통은 더욱 빛나는 법이다. 비대면 시대의 올바른 소통으로 우리 국민 모두가 코로나19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길 기대한다.

/오진규 가천대 길병원 홍보실장·비뇨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