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음식문화와 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세계 속에서 한식(K-푸드)은 주요 식(食)문화의 하나로 부상해 나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도보다 7.7% 증가한 75억7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김치의 수출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전 세계가 김치의 항암 등 효능에 주목하면서 전년 대비 37.6% 증가했고, 쌀 가공식품 수출도 전년보다 26.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음식 분야까지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
다양한 취향과 맛 중시 '기회의 창' 이지만
소규모 기업·창업자 외적문제 어려움 겪어
우리 내부적으로도 생활양식이나 소비행태의 변화 등으로 전통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카페문화'가 급속히 늘어나고, 새로운 유통 및 소비행태로서 온라인 거래나 '구독 경제' 등이 확산되고 있다. 대량생산과 획일적인 맛 위주였던 음식문화가 다양한 취향과 특색 있는 맛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하면서 소규모 기업이나 창의적인 개인들에게 기회의 창이 되고 있다.
한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전통 음식과 관련된 기업들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규모 기업이나 개인 창업자들이 직면하는 어려움은 '기술'이나 '제품'의 외적인 문제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적인 디자인 인력이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도 그중 하나다. 외주업체에 맡겨도 자금 문제로 질 높은 디자인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특히 최근에는 지적재산권 문제도 있어 법적인 문제도 신경 써야 한다.
경기테크노파크 기술닥터 사업의 지원 프로그램에는 디자인 지원도 부분적으로 포함돼 있어 지난 몇 년간 기술닥터로서 여러 중소기업들의 디자인 관련 애로사항을 해소하는데 미력하나마 도움을 줄 수 있었다. K-푸드와 관련, 기술닥터 사업을 통해 한과 제조업체의 패키지 디자인 개발을 지원한 바 있다. 최근 카페문화의 확산 속에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가 2018년 기준 1조5천억원 대로 성장하면서 전통 과자인 약과도 새로운 디저트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해외에서 '한국전통쿠키'로 입소문이 나면서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패키지 디자인은 아직도 플라스틱 투명용기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단순한 형태로, 대부분 전문성이 떨어져 보인다. 약과는 특히 과거에 주로 혼수품과 제수용품으로 사용돼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포장이나 가격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대중화와 상품화가 곤란한 면이 있었다.
디자인 개발 지원으로 큰 시너지효과 기대
기술닥터로서 포천에 있는 H제과의 약과 패키지 디자인을 개발하면서 기존 약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극복과 H제과 약과의 강점 부각, 양과 수준의 고급스런 패키지 개발을 통한 시인성 및 대중성 강화에 포지셔닝을 맞췄다. 기존 약과에 형성된 '조악한 포장', '지나치게 기름지고 단맛'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고, 양과 수준의 고급스런 패키지 디자인 개발과 H제과 약과의 '건강한 식재료 사용, 고소하고 바삭한 맛'을 부각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디저트 시장의 성장성, K-푸드의 글로벌화와 결합해 대표적인 'K-쿠키'로서의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술닥터로서 K-푸드 관련 디자인 개발을 지원하면서 우리 식음료의 전망이 어둡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다양하고 특색 있는 K-푸드의 생산·제조, 판매·유통의 전 과정이 디자인과 결합 됐을 때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이 사업 단계에 따라 맞춤 지원하는 기술닥터 사업에 참여해 기회의 창을 더욱 넓혀보길 바란다.
/최원아 동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경기도 기술닥터
※ 해당 기고는 (재)경기테크노파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