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항공 MRO(정비·수리·분해조립)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가속 페달을 밟는다. 세계적 항공 화물 전문 기업인 미국 아틀라스항공이 특송화물기 전용 정비시설을 인천공항에 설치한다. 올해 상반기에 이스라엘 국영기업 IAI가 항공기 개조시설을 인천공항에 도입키로 한 것에 이은 성과다.
국내 항공 MRO 기업인 샤프테크닉스케이는 지난달 19일 미국 뉴욕에 있는 '아틀라스항공 월드와이드홀딩스(AAWW·Atlas Air World Wide holdings)' 본사에서 아틀라스항공,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화물기 전문 정비시설 투자유치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AAWW는 아틀라스항공, 폴라에어카고, 미국 남부화물항공(Southern Air), 타이탄 에비에이션 홀딩스의 지주회사다. 138대(4개 항공사)의 항공기를 보유·운영하고 있다. 이 중 아틀라스항공은 미국 3대 항공 화물사다.
이번 합의각서에서 아틀라스항공과 샤프테크닉스케이는 조인트벤처(외국인투자 합작법인)를 설립해 인천공항 인근에 5Bay(1Bay는 대형기 1대를 수용할 수 있는 정비 격납고) 규모의 특송화물기 전용 정비시설을 건설·운영키로 했다.
합작법인은 2.5Bay 규모의 정비 격납고를 2025년까지 건설하고, 향후 증가하는 정비 수요 등에 맞춰 추가로 2.5Bay 1기를 짓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부지를 조성해 합작법인에 임대하게 된다.
인천공항에 구축되는 특송화물기 전용 정비시설은 AAWW가 보유하거나 리스해 운영하는 항공기, 타 항공사가 소유하고 있지만 AAWW가 위탁 관리하는 항공기를 대상으로 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두 해외에서 들어와 인천공항에서 정비를 마친 뒤 해외로 수출하는 형태다. 정비시설이 가동되는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1천200개의 정비 관련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AWW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AAWW가 2020년 집행한 정비 비용은 5천569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항공업계는 AAWW 정비 물량 중 아시아 지역에서 처리하는 물량을 20~3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와 맞물려 인천공항을 포함하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정비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AWW가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폴라에어카고는 DHL익스프레스가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AAWW는 DHL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어, 인천공항 정비시설에서 DHL이 운영하는 항공기가 정비를 받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美 3대 항공화물사 '아틀라스' 특송화물기 전용 정비시설 설치키로
공사·국내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와 '3社 투자유치 합의각서' 체결
2025년까지 2.5Bay규모 격납고 건설후 수요맞춰 2.5Bay 1기 추가
인천공항이 아틀라스항공의 정비시설을 유치함에 따라 항공 MRO단지 활성화의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공항은 세계 10대 공항(2019년 국제여객 기준) 가운데 유일하게 항공 MRO단지가 없다.
인천공항 항공 MRO단지 활성화는 인천공항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국가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샤프테크닉스케이 관계자는 "특송화물기 전용 정비시설 운영사업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 동력"이라며 "국가 경제 활성화를 크게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합의각서 체결로 인천공항의 대규모 항공기 '정비시설'과 항공기 '개조시설'이 비슷한 시기에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 5월 인천공항공사와 샤프테크닉스케이,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Israel Aerospace Industries)은 IAI의 첫 해외 생산기지를 인천공항에 구축하는 내용의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IAI와 샤프테크닉스케이는 2024년부터 화물기 개조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MRO클러스터 활성화를 위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