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온몸에 멍이 들고 늑골 16개가 부러질 정도로 6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외삼촌 부부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호성호) 심리로 3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 기소한 외삼촌 A(39)씨와 그의 아내 B(30)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 아동의 사망 당시 사진과 부검 결과 등을 보면 몸에서 발견된 상처가 하나하나 세어보기 힘들 정도로 많지만 피고인들은 어떤 경위로 생긴 것인지 모르겠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면서 "피고인들은 자녀의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인천지법 결심공판… 검찰 "증거 인멸 시도 등 죄질 나빠"
최후진술서 "막내 딸 처럼 생각"·"학대는 기필코 없었다"
A씨 부부는 지난해 8월 인천시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조카 C양의 얼굴, 가슴, 허벅지 등 온몸을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첫 재판에서 A씨 부부가 원치 않은 양육에 C양이 편식하고 밥을 먹은 뒤 수시로 토하자 악감정을 가지게 되면서 학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신체 부위를 효자손 등으로 때리며 학대하기 시작했고, 이후 C양의 늑골 16개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하는 등 A씨 부부의 학대 수위는 점점 세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 부부의 변호인들은 "피고인은 자신이 조카가 숨진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으나 피해 아동을 학대하거나 살인할 정황이나 동기가 없다"며 "공소사실에서도 구체적인 학대 행위의 방법이나 시점 등이 전혀 밝혀진 바 없고,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우리 부부에게 피해 아동은 조카라기 보다 막내딸처럼 생각했고,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느낄까봐 더 챙기려고 노력했다"며 "양육 스트레스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조카의 몸 상태에 대해 조금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땅을 치며 후회한다"고 말했다.
B씨도 "조카의 예고 없던 갑작스러운 사망에 하루하루 죄책감 속에 살고 있다"며 "훌륭한 부모는 아니었더라도 사회적 비난을 받을만한 행동을 한 부모는 아니었다. 학대는 기필코 없었다"고 호소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