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송영훈

'음악의 꽃'이라 불리는 실내악은 소규모로 편성되기 때문에 악기 간 긴밀함과 고도의 구성력, 높은 집중력과 완성도를 요구한다.

이러한 실내악의 묘미를 살린 '경기실내악축제'가 올해로 7회를 맞았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후원하는 올해 경기실내악축제는 2019년부터 예술감독을 맡은 첼리스트 송영훈이 함께한다.

송 감독은 "프로그램을 짤 때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고, 실내악을 어렵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틀을 잡았다"며 "모든 공연이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진행돼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음 하나하나와 표정까지도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기 유튜버 '레이어스 클래식' 초대 성사
피아졸라 곡 재즈밴드와 함께 색다른 무대
연주도 참여… 8~11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


이번 축제는 친근하면서도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이뤄졌다. 8일 첫날에는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연과 피아니스트 박종훈이 송 감독과 함께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헨델-할보센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파사칼리아', 슈만 '환상 소곡집' 등을 선보인다. 아름다우면서도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곡으로 실내악 축제의 문을 연다.

9일에는 지난해 경기실내악축제에서 결성돼 그야말로 '핫'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포 첼로스(FOUR CELLOS)'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첼리스트 송영훈, 심준호, 김대연, 이경준이 라벨의 '볼레로', 차이콥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4대의 첼로로 연주하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들을 첼로 앙상블로 어떻게 채워나갈지 기대가 된다.

10일에는 유튜브 구독자 27만명, 누적 조회수 3천300만 뷰를 기록한 인기 클래식 스타 '레이어스 클래식'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장르를 뛰어넘는 다양한 시도와 아름다운 연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레이어스 클래식을 두고 송 감독은 '우리 집(축제)에 초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비틀즈 메들리, 쇼스타코비치 왈츠, 카르멘 판타지 등 명곡을 재해석해 훌륭한 퀄리티로 연주하는 이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11일에는 누에보 탱고의 창시자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공연을 준비했다. 베이시스트 성민제와 클라츠 밴드가 함께 한다. 피아졸라에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송 감독은 "전통 피아졸라,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모습을 담은 곡은 많이 했기 때문에 다른 콘셉트가 필요했다"며 "재즈 밴드가 함께 하는 퀸텟(5명) 포맷으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공연을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연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송 감독이 한 명의 연주자로서 이번 축제에 모두 참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송 감독은 이를 스승인 첼리스트 아르트 노라스에게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럽을 대표하는 실내악 축제인 '난탈리 뮤직페스티벌'을 수십 년간 이끌고 있는 아르트 노라스는 송 감독에게 "예술감독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음악적인 부분, 공연에 참가하는 부분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송 감독은 "게을러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축제에 참가하고 싶기도 하고, 초대되는 모든 연주자가 훌륭하기 때문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의 공연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특별한 경험이었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공연 속에 한음 한음 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만나는 축제라 더욱더 감사한 마음을 담았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음악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관객분들이 공연장에 오셔서 마음 편하게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