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언론중재법과 관련,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언론 자유가 없어지면 한국 사회가) 당(黨)이 하는 일이 정의로 여겨지는 북한·중국 등 공산주의 체제와 같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극우 성향인 일본 산케이(産經)신문과 인터뷰에서다.
김 명예교수는 현 정부의 대북, 대중국 정책을 두고도 쓴소리를 했다. 문 대통령이 중국에 의지해 북한과 통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한데, 50년 뒤에는 이게 큰 실수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일 정책과 관련, (문 대통령이) 항일 운동을 하듯이 애국자로 존경받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측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는 SNS에 이를 링크하고 "이래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옛말이 생겨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어째서 지난 100년 동안 멀쩡한 정신으로 안 하던 짓을 탁해진 후에 시작하는 것인지, 노화현상이라면 딱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는 김 명예교수의 저서 '예수'도 별 내용이 없어 실망했다고 한다. 34세에 악형을 당해 생을 마친 예수의 삶을 존경한다는 이가 어떻게 100세 장수를, 그것도 안심입명만을 좇은 안온한 삶을 자랑할 수 있느냐고 비꼬았다. 누가 좀 말려야 한다는 거다.
이를 두고 비판 여론이 거세다. 김영환 전 국회의원은 "동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패륜의 언어"라고 일갈했다. 전여옥 전 국회의원은 "모택동을 우상으로 받들지 않았다며 자신의 조부 뺨을 갈기고 어미의 머리채를 휘어잡던 문화혁명 때의 홍위병이 좀비로 환생한 것 같다"고 한다.
올해 만 101세를 맞은 원로 철학자를 향해 50대 초반 변호사가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고 험담을 했다. 김 명예교수 주장이 불쾌하고 불편하다 해도 금도를 넘었다는 반응들이다. 김 명예교수가 '내가 왜 오래 살아 이런 꼴을 보나'라고 자탄할지 모른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국회의장에게 'GSGG'라 해 비난을 샀다. 정 변호사 발언이 더해지면서 '패륜은 저들(진보)의 유전자인 모양'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한 세기를 오롯이 견디며 역사의 질곡을 지켜본 사회 원로가 노망난 노인네가 됐다. 종손 집 대들보가 와르르 무너져내린 참담한 심정이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