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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곶감·밤 등 명절 제수용품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추석 대목을 맞이하는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오후 오산 오색시장의 한 상점에서 대추가 1되에 8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2021.9.2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2일 오전 10시께 수원 구매탄시장의 한 떡집. 진열대로 대추설기를 옮기던 강모(55)씨는 마스크 사이로 한숨을 내쉬었다. 구매탄시장에서만 20년간 떡집을 운영해 온 강씨는 "장사를 시작한 이후 명절중 가장 힘든 시기"라고 호소했다.

떡 주재료인 쌀 가격 오름세가 꺾이지 않는 데다 최근 대추, 밤 등 부재료 가격까지 널뛰기 시작하면서다. 강씨는 "지난해만 해도 15㎏에 7만원 선이던 대추값이 이제 14만~15만원까지 나간다"며 "쌀값에 이어 각종 제수용품까지 원가가 하나둘 오르는데 코로나로 손님이 없어 판매가격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난감해 했다. 

 

대추·곶감·밤 등 가격이 치솟자 상인들의 얼굴이 한층 더 어두워지고 있다. 떡집과 제과점 등 견과류 등을 부재료로 쓰는 상인들도 연쇄적 영향을 받아 현장에선 '추석 대목 맞이'도 무색한 분위기다.

쌀값 오름세속 견과류도 '널뛰기'
"코로나로 손없어 판매가 못올려"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의 지난 8월 말 자료를 보면 전통시장 기준 곶감(10개), 대추(400g) 가격이 1만3천원과 7천원으로 전년 가격인 8천원, 5천원에서 각각 62.5%, 40%씩 폭등했다. 지난해 이상기후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고 코로나19 탓에 수입도 줄어 전체 공급량이 떨어진 게 큰 원인이다.

안양 호계시장에서 견과류와 건어물을 주로 파는 정정은씨도 사정이 막막한 건 마찬가지. 추석 제수용품에서 빠질 수 없는 대추·곶감·밤·호두 등을 마련해 벌써 손님맞이에 한창이긴 한데 재료 원가가 너무 올라 추석 대목이 그다지 반갑지 않아서다. 정씨는 "애초 남는 게 없는 장사인데 어떻게 버텨야 하나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수원 화서시장에서 견과류를 파는 임영선(38)씨는 "명절인데도 코로나 때문에 크게 모이지는 않으니 10개씩 뭉치로 팔리던 물건들도 지금은 1개씩만 사가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전년比 곶감 62.5%·대추 40% ↑
떡집·제과점 등 추석 눈앞 '울상'


떡집과 제과점 등 견과류를 부재료로 활용하는 상인들 피해도 적지 않다. 주재료인 쌀·곡물 가격은 물론 우유·계란 값까지 뛰어 떡집과 제과점을 운영하는 상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원 정자동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박모(36)씨는 "주문을 받아 견과류 케이크와 쿠키를 만드는데 재료 비용이 들썩여 가격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가격을 올리면)어렵게 모은 단골마저 떨어져 나갈까 마음을 졸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