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차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된 '인천 구월2 신규 택지' 조성사업 예정지 주변에선 기대감과 함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규 택지 조성을 계기로 주변 교통망과 교육 여건 등 생활 인프라가 개선될 수 있다는 목소리와 그린벨트 훼손, 구도심 공동화 촉진 등의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구월2지구 어떻게 추진되나… 주민들 '관심'
인천 남동구와 iH(인천도시공사)는 국토교통부의 인천 구월2 택지 조성사업 발표 직후 '인천 구월2 공공주택지구 지정 및 사업인정 의제에 관한 주민 등의 의견청취' 공고를 내고 주민 의견을 듣고 있다. 오는 13일까지 남동구 구월동·남촌동·수산동을 비롯해 미추홀구 관교동·문학동, 연수구 선학동 일원 220만㎡ 부지에 추진되는 이번 사업과 관련한 의견을 낼 수 있다.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행위 제한은 어떤 게 있는지, 사업 추진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건축 행위를 시작할 예정인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10분에 한 통씩 문의 전화가 온다"며 "사무실 인력을 충원해 응대하고 있다"고 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부지가 사업 대상에 포함되는지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세부 추진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인천도시공사 쪽에 문의해 줄 것을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교통망·교육 여건 등 생활 인프라 개선 '기대감'
이번 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교통망과 교육시설 확충 등 생활 인프라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사업 예정지 주변인 구월아시아드선수촌 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이 일대를 지나는 버스 노선이 적고, 학교도 부족하다는 주민 불만이 있다"며 "이번 사업으로 1만8천가구가 들어서는 만큼, 대중교통 확충과 학교 신·증설을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새 아파트 입주 시기가 되면 선수촌 아파트는 10년 정도 되지만, 생활 인프라 개선이 이뤄지면 이 지역 부동산 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국토부는 이번 사업에 따른 교통 대책으로 남동대로·호구포로·매소홀로를 확장하고 단절된 도로 구간을 신설하는 한편 남동나들목 개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천지하철 환승역인 인천시청역과 사업 예정지 주변 인천터미널 간 환승 체계를 구축하고 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 체계와의 연계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곶감 빼먹듯 그린벨트 쓰나… '우려'
사업 예정지 내 토지주들은 표정이 어둡다. 연수구 선학동 한 토지주 김모(65)씨는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물려받은 땅이 이번 사업 예정지에 포함돼 안타깝다"며 "개인 사업을 정리하고 건강 관리 차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보존이 필요하다고 수십 년 동안 묶어둔 그린벨트를 정부가 필요할 때마다 곶감 빼먹듯 쓰는 것 같다"고 했다. 남동구 구월동 한 토지주 손모(58)씨는 "30년 정도 화원을 운영했는데,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이만한 땅을 어디서 구할 수 있겠느냐"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장사도 어려운데, 걱정이 크다"고 했다.환경단체들은 사업 예정지 일대 녹지가 이번 계획으로 모두 사라지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민사회계에선 이번 사업이 인천 중구·동구·미추홀구 등 구도심의 공동화를 가속하는 '블랙홀'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iH, 2024년 공사 착수 등 원만한 추진 '최선'
iH는 구월2 택지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정부의 지구 지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보상 절차와 함께 토지이용계획·실시계획 등 세부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공급 예정인 1만8천가구 중 민간 건설사에 용지를 매각해 추진하는 일반분양이 30~35%, 공공임대는 35%, iH 직접 분양은 30~3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택지 조성 공사를 시작하는 2024년, 입주자 모집도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iH 구상이다. iH 관계자는 "검단신도시 등 개발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구월2지구 사업도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