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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인천지역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인천경찰청이 집계한 올 상반기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8천222건(지난해 상반기 8천341건)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15.5%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한 지난해 1년 동안의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17.6% 급감한 1만6천410건이었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폭력 범죄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정 내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등 국제기구들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안정과 스트레스 증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고립으로 가정폭력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이후 가정폭력 관련 신고가 급증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예상 밖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성혜 박사는 "코로나19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공간에 장시간 머물다 보니, 피해자가 경찰이나 상담기관에 신고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질수록 신고 건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선 개인이 스마트폰을 통해 할 수 있는 가정폭력 온라인 상담이 증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했다. 가정폭력 신고가 줄었을 뿐이지 가정폭력이 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감한 가정폭력 신고 건수와 달리 인천가정법원의 임시조치 건수는 되레 큰 폭으로 늘어났다. 임시조치는 가정폭력 범죄 재발 우려가 있는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는 수단이다. 법원통계월보를 보면 2019년 상반기 59건에 불과했던 임시조치 접수 건수는 올 상반기 417건으로 7배 넘게 급증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수연 변호사는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늘면서 관련 신고가 증가하는 추세였다"며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가정폭력 신고가 급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정부나 관련 기관에서 다각적으로 원인을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