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6일부터 효자상품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 1공장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줄인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급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남아 등 델타변이 확산 탓 '덜미'
2공장 이어 1공장도 가동률 축소
내수·수출타격 향후 전망도 흐림
5일 한국지엠 등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지난 2월 부평 2공장 가동률을 축소한 이후 7개월간 부평 1·2공장이 모두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 표 참조
한국지엠은 부평 1공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부평 2공장에선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뿐 아니라 주요 수출국인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 6월에는 출시 이후 처음으로 월간 수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은 1공장보다는 부평 2공장 가동률을 줄이는 방향으로 반도체 수급 문제에 대응해왔다.
부평 1공장 가동률 축소는 내수·수출 모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지엠 판매 차량 중 내수·수출 모두 1위를 기록하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판매량은 올해 2월 처음으로 공장 가동률을 조정한 뒤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출은 2월 2만8천126대에서 1만1천871대로 58% 감소했다. 내수 판매도 소폭 줄었다.
이번 공장가동 축소는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많은 공장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글로벌GM(이하 GM)도 트레일블레이저 생산 차질로 인한 타격이 적지 않다고 한다.
GM이 주력으로 판매하는 차종은 픽업트럭과 중대형 SUV인데, 탄소 규제로 인해 이들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차량 판매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에서도 저공해3종 인증을 받았으며, 미국에서도 탄소배출이 적어 인센티브 대상이 된다는 것이 한국지엠 설명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 도착하는 대로 판매가 이뤄질 정도로 수요가 많다고 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만해도 9~10월께에는 반도체 수급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1주일 단위로 반도체 수급 상황 등을 파악하면서 대응하고 있다"며 "트레일블레이저뿐 아니라 2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랙스에 대한 수요도 작지 않다. 여러 측면을 고려해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