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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차장
금정역은 1988년에 탄생했다. 당시 경부선과 안산선의 분기점 역할을 했고, 이후 과천선이 개통되면서 현재까지 전철 1·4호선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사로 자리잡았다. 2년 전부터 1호선 급행전철이 정차하기 시작했으며, 몇 년 뒤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까지 금정역을 거치게 된다. 과거에도 미래에도 금정역이 수도권 서남부지역 교통의 중심축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금정역이 지닌 가치에 비해 실상은 지나치게 초라하다. 하루 평균 23만명의 승객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지만 낡은 시설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 양동이를 받쳐놓는 진풍경도 목격된다. 3년 뒤 GTX-C노선이 개통되면 이용자는 현재보다 대폭 늘어날 것이다. 역사 시설 개량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다.

군포시는 역점사업으로 금정역을 택했다. 낡은 시설을 개선하는 데서 출발해 환승센터를 건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이후 검토과정에서 현재 역사부지에는 공사가 어렵다는 판단에 도달했다. 결국 환승센터를 역사 외부로 끌어내겠다는 획기적인 안을 내놨다. 이를 위해 인공대지까지 조성해 복합건물과 상업시설, 휴식공간까지 갖춘 환승센터 입체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게 1년8개월 전의 일이다.

사업 내용이 센세이션에 가까웠기에 큰 기대감을 모았지만 이후 아무런 진전도 소식도 없었다.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시민들의 기대감은 사업이 무산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으로 바뀌었고 일각에선 분노감마저 표출하고 있다. 시는 결국 원점에서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며 우선 시민의 의견부터 듣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늦은 감은 있으나 사업 추진 과정에 시민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는 좋다. 다만 그동안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원인은 무엇인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실제 추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부터 소상히 설명하고 가는 게 순서가 아닐까. 그래야 시민들도 그에 따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차장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