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정책방향 보도자료나 기업이 발표하는 미래 비전을 살펴보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 글로벌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의 정부는 저탄소경제로 가기 위한 법제도의 입안과 목표를 수립했고, 모기업 CEO는 자사의 고급차 브랜드에 대해 내연기관차는 전면 생산 중단하고 2030년부터는 전기차만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정책 역시 수소·전기차 판매 비중을 2020년 5만2천대(2.8%)에서 2030년 60만대(33.3%)로 계획하고 있으니 자동차 배터리나 자율주행 관련 업종은 노동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내연기관차 관련 부품, 정비, 주유업에 종사하는 노동수요는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지역 상황은 어떨까? 지난 2018년 인천상의가 정부에 제출한 '한국GM 조기 경영정상화 건의문'에 따르면 협력업체를 포함, 5만여명의 노동자가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이는 당시 인천지역 제조업 취업자 중 약 15%에 해당한다. 또한 정부 자료에 따르면 내연기관차 부품은 약 3만개 정도이나 전기차는 약 1만5천개 정도로 내연기관 전용부품 생산 협력사 중심으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렇듯 산업의 구조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선 개별기업과 노동자에게만 알아서 대응하라고 하면 안 된다. 지역의 노사정 주체들이 함께 모여 선제적으로 산업과 노동시장을 모니터링하고 노동전환 지원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사양산업의 종사자를 고용전망이 좋은 업종으로 전직훈련을 통해 배치하고, 사회적 대화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인천형 일자리모델을 만들고 구체화 시켜야 한다. 인천의 경우 항공MRO 산업은 현시점 '노동전환'에 아주 적합한 분야라 생각된다. 지역 경쟁력과 양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다. 부디 이 중요한 시점을 놓치지 말고 서둘러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이주용 노사발전재단 인천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