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 한 초등학교 근처 공원에서 남성이 음란 행위를 하다가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공원은 학생들이 등하굣길로 이용하고 있어 학부모 등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서구 가정동 주민 임모(38·여)씨는 지난달 29일 낮 12시30분께 아파트 인근 공원을 산책하던 중 거동이 수상해 보이는 한 남성을 유심히 지켜봤다. 이윽고 믿지 못할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남성이 바지 지퍼를 내려더니 음란 행위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깜짝 놀란 임씨는 휴대전화를 꺼내 남성의 모습을 촬영한 뒤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그는 어디론가 금방 사라졌다.
임씨는 70대 정도로 보이는 이 남성과 일주일 전부터 공원에서 마주쳤다고 했다. 그가 매일 학교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자아이들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임씨는 "아파트에 사는 많은 초등학생이 공원을 가로질러 학교를 오간다"며 "어린 학생들이 자주 다니는 곳이라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70대 추정 증거사진 찍자 도망
진입로에만 CCTV 수사 난항
인천 서구민들 추가 설치 요구
신고를 받은 인천서부경찰서는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하지만 해당 공원은 진입로에만 CCTV가 설치돼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원 내에도 보안용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구 가정지구 입주민 등으로 구성된 루원총연합회는 이달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서구청에 보내기도 했다.
서구 관계자는 "최근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주민들의 걱정이 큰 만큼 CCTV 설치와 관련한 기반시설 유무를 확인하고, 주민단체와 현장을 방문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가능한 한 공원 내 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