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금메달리스트 장민희(22·인천대)가 내년부터 인천시청 소속으로 선수 활동을 이어간다. 올해 대학 졸업반인 장민희는 지난달 8일 폐막한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시체육회는 도쿄올림픽 개최 전 장민희와 계약을 완료했으며 내년부터 인천시청 양궁팀에서 선수로 활동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올림픽 여자 양궁 금 '지역 유일'
내년부터 인천시청 선수로 활동
현재까지 인천에서 태어나서 인천에서 운동한 선수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장민희가 유일하다. 이처럼 상징성이 큰 선수가 대학 졸업 후 고향에서 실업팀 선수로 활동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시체육회는 내년 초 인천대를 졸업하는 장민희를 인천에서 품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양궁 여자 국가대표로 확정된 장민희 측과 협상 테이블에 앉은 시체육회는 올림픽 메달과 관계없이 A급 선수 대우를 약속했다.
선수 측도 고향에서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부분에 가치를 부여해 시체육회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세계 최강인 한국 여자 양궁의 올림픽 9연패가 유력한 상황에서, 금메달 획득 후 몸값을 올려서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실업팀에 입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장민희는 이미 인천시청을 선택했다.
메달과 관계없이 A급대우 '약속'
'은사' 이선영 감독도 다시 만나
인천 갈월초교 4학년 때 양궁을 접한 장민희는 부일중과 인일여고를 졸업한 후 인천대에 재학 중이다.
장민희는 평소 가장 기억에 남는 시기로 성적이 나오면서 양궁 선수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고교 시절을 꼽는다. 고교 1학년 때 대통령기 등 2회 우승을 시작으로 2학년 때 전국체육대회 등 5회 우승, 3학년 때 전국시도대항대회 등 무려 아홉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장민희를 지도한 사람이 현재 인천시청 양궁팀을 이끌고 있는 이선영 감독이다. 인일여고 출신이기도 한 이 감독은 제자이자 후배 선수로 장민희를 잘 이끌었다. 대학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 장민희는 2019년 말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현재 인천대 감독인 김명선 감독 또한 인일여고 출신이다. 장민희와 이 감독은 내년에도 인천시청에서 사제지간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
장민희는 "선수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신 고교 시절 스승이자 대선배인 이선영 감독님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다시 한 번 사제지간으로 지낼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앞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시작으로 한 단계씩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