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가 새로운 광고매체를 활용한 의회 홍보를 추진하려던 계획이 의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저렴한 예산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겠다는 취지를 무색하게 해 사기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부천시의회에 따르면 의회 홍보팀은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을 기념하고 자치분권 2.0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광고매체(옥외광고)를 활용, 의회 이미지를 홍보하고자 올해 추경예산으로 500만원 증액을 계획했다.
의회 홍보비는 연간 1억1천500만원으로 그동안 대부분이 언론사 홍보비로 지출돼왔다. 따라서 이번 추경에 예산 500만원을 확보해 내달부터 한 달 동안 버스광고 등 옥외광고를 통해 홍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3일 열린 의회운영위원회 추경예산 심사에서 실효성 등 여러 지적사항이 나오면서 사실상 예산 증액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1억1500만원 인구대비 부족 홍보비
500만원 추경 증액 의원 동의안해
심사에 참석한 A의원은 "증액의 목적이나 사업 목적이 무엇이냐"며 "(홍보비 증액)내용에 대한 동의가 안 된다"고 말했고, B의원도 "예산삭감도 많은데 이걸 꼭 추경에 편성하는 지금 상황은 생뚱맞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C의원 역시 "이번 정례회가 끝나면 추석 연휴고 실제 3개월도 안 되는 홍보"라며 "단기성 홍보를 구태여 옥외광고를 하는 게 효과성에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날 심사에는 김성용 위원장을 비롯해 정재현, 권유경, 이상윤, 곽내경, 박순희, 박찬희, 최성운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 가운데 예산 증액과 관련해서 김성용·정재현·권유경 의원이 찬성을, 곽내경·박순희·박찬희·최성운 의원은 반대했으며 이상윤 의원은 기권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해당 예산은 다수 의회운영위원회 의원들의 질타 속에 삭감 수순을 밟게 됐다.
의회 측은 홍보의 다양성을 높이고자 과하지 않은 수준에서 예산 증액을 계획했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의회 관계자는 "도내 시·군 중에서 인구 대비 홍보비가 1억1천500만원으로 가장 적은 수준이다. 내부에서 홍보 매체를 다양화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예산 증액 없이는 불가능해 우선 500만원 증액을 계획했던 것"이라면서 "3년째 예산이 계속 삭감되고 있는데 이번에도 의원들의 반대로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사기가 저하된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의회 홍보비 500만원 추경 예산안은 다음 주중 열리는 추경예산 심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