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일자리종합센터
인천시 일자리종합센터에서 일자리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2021.9.13 /인천시 일자리종합센터 제공

"이력서는 종이에 쓰는 법밖에 모르는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채용이 늘어나면서 중장년층이 구직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컴퓨터와 모바일기기 사용이 어려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취업 지원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50대 A씨는 1년여째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 기내식 도시락 관련 생산직에서 일했던 A씨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공항 운영이 사실상 멈추면서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구직 활동에 나선 A씨. 그의 앞엔 '온라인 지원'이라는 커다란 벽이 있었다.

최근 구인 추세가 비대면으로 넘어가면서 볼펜으로 눌러 쓴 이력서를 받아주는 업체가 없었다. A씨는 급한 대로 인천시 일자리종합센터의 도움을 받아 컴퓨터 한글파일 이력서 틀을 완성했다. 이후로도 이력서 수정이 필요할 때면 집에서 1시간이 걸리는 센터까지 매번 찾아가고 있다.

A씨는 "요즘은 경비업 등 작은 일자리도 사람이 몰려서 업체 쪽에서 팩스와 방문 지원은 받지 않는다고 못 박는다"며 "인터넷으로 검색은 할 줄 알아도 이력서에 칸을 추가하고 양식을 맞추는 건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비대면채용 느는데 기기사용 깜깜
이력서 종이에 쓰는 것 말고 못해
지자체 차원 조례제정 구직 지원을


인천시 일자리종합센터 관계자들은 센터를 찾는 사람 대부분이 온라인 구직 활동 등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이라고 입을 모은다. 센터 자체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2천500여 명이 센터를 찾았다.

센터 측은 이 중 90% 정도가 40대 이상 중장년층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직 사이트 등에서 쉽게 채용 정보를 얻는 청년층과는 달리 중장년층은 오프라인으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구직 활동을 해온 중장년들은 여전히 수기로 이력서를 작성해 팩스로 보내거나 업체에 직접 방문해서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나 지자체가 구직과 연계된 정보화 교육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오경숙 인천시 일자리종합센터 선임상담사는 "컴퓨터나 모바일기기로 이력서 작성하는 걸 도와드리곤 있지만 인력과 시간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실업인정교육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데, 이때 컴퓨터 문서 작성과 온라인 취업 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교육과정이 포함되면 중장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주용 노사발전재단 인천지사장은 "지자체 차원의 조례를 만들어 중장년층의 취업을 전략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고용센터나 일자리센터를 컴퓨터학원과 연계해 구직자가 정보화 교육을 받게끔 하는 등의 방식으로 구직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