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먼바다에서 발생한 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30도 고수온대와 바람의 도움을 받으며 빠르게 초강력태풍으로 발달하고 있다. 현 예측대로라면 중국남동방향으로 상륙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만 인근을 거쳐 우리나라 남해안 방향으로 북상할 가능성도 있다.
9일 오전 9시 기준 태풍 찬투는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760km 인근 해상에서 시속 22km의 속도로 서행 중이다. 중심기압은 920hPa, 최대풍속 초속 53m(시속 191km), 강풍반경 230km의 매우 강한 태풍이다.
현재 태풍은 30도 내외의 고수온 지역을 빠르게 통과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태풍 북쪽에 위치한 아열대 고기압의 바람장이 더해지면서 9일 오후엔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태풍 찬투가 고기압, 태풍의 강도 등 영향으로 2가지 시나리오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9일 정례브리핑에서 설명했다. 다만 변동성이 커 오는 11일 이후 비교적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시나리오는 중국 남동부로 상륙한 뒤 온대저기압으로 변질해 우리나라 남해안에 영향을 주는 경우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우리나라에 15일 이후 영향을 주게 된다.
2시나리오는 대만인근에서 북상하는 경우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에는 14일 전후 영향을 주겠다. 다만 상층 찬 공기 세력에 밀려 일본 규슈쪽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두 시나리오를 결정하는 건 크게 2가지 요소다.
먼저 아열대고기압이다. 우리나라 북서쪽엔 강하고 정체성을 가진 찬 공기가 위치해있다. 여기서 내려오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아열대고기압의 남북폭은 좁아지고, 동쪽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고기압이 동쪽으로 밀려나지 않으면서 세력을 유지해 고기압 서쪽 가장자리가 유지하면 태풍 찬투는 중국 남부까지 이동해 상륙한다. 만약 찬 공기로 인해 고기압이 분리하거나, 동쪽으로 빠지면 대만을 거쳐 북상하게 된다.
두번째는 태풍의 강도다. 태풍 찬투는 작은 크기로 똘똘뭉친 채 빠르게 서행하고 있다. 이처럼 강한 태풍으로 유지하면 고기압 남쪽의 동풍과 태풍 북쪽 동풍이 더해져 계속 서쪽으로 향할 수 있다.
이 같은 변동성에 따라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정도와 시기는 차이가 있겠지만, 호우가능성은 매우 높다. 우리나라 북서쪽 찬공기와 태풍, 온대저기압에서 유입한 많은 수증기가 만나면 매우 많은 비를 부를 가능성이 높은까닭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11일 이후는 돼야 우리나라 영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앞으로의 예보를 적극 참조해달라"고 설명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