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항으로 돌아온 아라온호는 연구 장비와 각종 물자 등을 싣고, 새로운 연구진을 맞이합니다. 이후 광양항으로 이동해 정비를 마친 뒤 극지 해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요즘엔 코로나19 영향으로 광양항에 입항해 정비와 물자 보급 등을 마친 뒤 바로 출항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인천항은 아라온호의 모항입니다. 그러면, 아라온호와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를 알아보도록 할까요?
국내 첫 쇄빙선 아라온호

아라온호는 순우리말 '바다'(아라)와 '모두'(온)를 합성해 만들어졌습니다. 아라온호는 쇄빙선입니다. 얼음을 깨는 배로, 남극해와 북극해 같은 얼어있는 바다에서도 독자적으로 항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국내 유일의 쇄빙선입니다. 쇄빙선은 극지 등 결빙 해역 자력 항해 및 항로 개척, 얼음에 갇힌 선박 구조 등의 역할을 합니다.
아라온호는 7천487t 규모로 영하 30℃의 온도에서 두께 1m의 얼음을 깨면서 3노트(시속 5.5㎞)로 운항할 수 있습니다. 6천800마력짜리 엔진 2기가 장착돼 있어 일반 선박의 3~4배의 힘을 내고, 좌우 수평 이동도 가능합니다.
얼음에 부딪혀도 안전하도록 선체 외벽이 매우 두껍습니다. 또 외벽 보호 성능이 향상될 수 있도록 특별한 내빙 도료가 시공됐다고 하네요.
세계적 수준의 연구 장비 장착

아라온호는 해수를 정밀 분석·보관하는 발틱룸(Baltic Room)을 비롯해 수족관과 생물연구실, 건식연구실, 지구물리실, 해수분석실, 화학분석실 등 다양한 연구 공간을 갖고 있습니다. 또 극지 환경 변화 모니터링, 대기환경·오존층 연구, 고해양·고기후 연구, 해양생물자원 연구, 지질 환경 및 자원 특성 연구 등 다양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50여 종의 연구장비가 설치돼 있습니다. 극지방 연구기지 보급품 운반을 위한 컨테이너 적재 공간과 크레인 설비도 있습니다.
10월 남극으로 출발해 물자 보급 및 연구 활동을 마치고 이듬해 5월 정도에 국내로 돌아오게 됩니다. 2개월 동안 정비하고, 7~8월 사이 북극으로 출항하면 9월 정도에 돌아와 다시 남극 출항을 준비합니다. 1년에 300일 넘는 시간을 바다에서 보낸다고 하네요.
인천항이 모항이 된 이유는
아라온호의 모항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천항입니다. 극지를 연구하는데 왜 인천항이 모항이 됐을까요? 아라온호를 관리하는 극지연구소 등에 따르면 선박의 모항은 원칙적으로 소유주 주소지로부터 가장 가까운 항에 두게 돼 있다고 하네요. 극지연구소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데,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항만이 바로 인천항입니다. 안타까운 사고… 건조 계기
아라온호는 2004년 설계를 시작해 2009년 진수했습니다. 아라온호 건조는 2003년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근무하던 해양지리 전문가 전재규 대원이 조난당한 대원 3명을 찾으러 나섰다가 고무보트가 전복되면서 순직한 사고였습니다. 남극 지역 내 안전한 이동과 물자 보급 등을 위해 쇄빙선 건조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건조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아라온호

이런 아픔을 딛고 탄생한 아라온호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극지방 연구기지 물자 보급 역할은 물론, 남극 지역 지진 연구에 보탬이 될 해저 지진계 설치, 심혈 관계 질환 등의 치료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남극 빙어 채집 등의 작업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또 대서양 쪽보다 바다얼음이 두꺼워 접근이 어려웠던 태평양 쪽 북극 바다 지역에 대한 연구를 더욱 활발하게 하는 데 기여하고, 남극 로스해 대륙붕 탐사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극지방 연구 활동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구조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조타기 고장으로 남극해 유빙 수역에서 표류 중인 우리 원양어선 '707홍진호' 승무원 30여 명을 구조하는 작업에 참여해 성과를 냈습니다.
두 번째 쇄빙선과의 호흡 기대

해양수산부는 두 번째 쇄빙선 건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라온호보다 덩치가 2배 이상 커지고(1만5천450t), 쇄빙 능력도 개선돼 약 1.5m 두께의 얼음을 깨고, 3노트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합니다.
2027년 운항을 목표로 추진되는 이번 쇄빙선은 북극 연구를 전담하게 된다고 하네요. 이 쇄빙선도 극지연구소가 운영·관리를 맡게 되면 인천항이 모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극지방 연구 등에 아라온호와 힘을 모을 새로운 쇄빙선이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지금까지 경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