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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값 시비 끝에 손님을 살해한 뒤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노래주점 업주 허민우씨가 21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송치되기 전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있다. 2021.5.21. /연합뉴스

인천의 한 노래주점에서 40대 남성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허민우(34)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호성호)는 10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허민우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허민우는 지난 4월 22일 오전 2시 6분께 인천 중구 신포동의 한 노래주점에서 40대 손님 A씨를 수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자신의 폭행으로 A씨가 의식을 잃었음에도 10시간 넘게 화장실 바닥에 방치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민우는 A씨가 술값을 내지 않은 채 경찰에 신고하고 뺨을 때리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 A씨가 숨진 뒤 시신을 훼손했으며 같은 달 29~30일께 부평구 철마산에 버렸다.

A씨의 동생은 앞서 지난달 공판에 출석해 "형이 죽고 나서 나를 비롯한 부모님 모두 하루하루 매시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형을 찾을 때 만약에 죽었다면 시신만이라도 온전했으면 했으나 형의 시신이 처참하게 훼손된 상태로 며칠 동안 산속에 버려져 있다는 게 너무 비참했다. 용서가 안 된다"고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술값 지급 관련 시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피할 수 있었음에도 순간적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피해자를 무참히 폭행해 살인했다는 점에서 죄가 무겁다"며 "피해자 유가족들은 훼손된 시신 앞에서 슬픔을 추스를 기회조차 없었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