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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전경. /경기도교육청 제공

경기도교육청이 4단계 스쿨넷 서비스 사업자 선정을 현재 3단계와 달리 각 학교에 맡기면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이하 전교조 경기지부)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대부분 시·도 교육청은 4단계 스쿨넷 사업자를 교육청이 책임지고 모두 선정했는데, 경기도교육청만 그 책임을 각 학교로 떠밀어 놓았다"며 "경기도교육청은 스쿨넷 사업 때마다 발생한 비리 의혹, 불공정 이슈, 소송과 민원 등 논란을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각 단위학교로 책임을 떠미는 것으로 해결했다"고 비판했다.

스쿨넷 서비스는 초·중·고교의 학사 정보와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네트워크망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5년마다 통신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3단계 스쿨넷 서비스가 오는 12월에 종료됨에 따라 4단계 스쿨넷 서비스 사업자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상당수 학교가 경기도교육청의 통합 선정 의견을 냈음에도,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자체선정을 강행하고 있다는 게 전교조 경기지부의 설명이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3월에 교육청은 스쿨넷 사업자 선정 방식을 조사하고, 동시에 각 학교로부터 사업자 선정 위임장을 제출 받았다"며 "도내 2천647개 학교 중 자체 선정을 희망한 학교는 단 8개교였고 2천639개 학교는 교육청에서 통합해 통신사업자를 선정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했다.

상당수 학교 '통합 선정' 의견 전달했지만 도교육청 묵살 주장
전교조 경기지부 "계획 시행 시 학교 내 갈등도 우려"
경기도교육청 "학교 자체 선정 시의 장점 고려한 결과"


이어 "그런데 교육청은 이 같은 학교의 요구는 묵살한 채 학교자치 구현을 위해 학교 사업자를 학교에서 선정하도록 계획(안)을 5월에 작성하고, 3개 통신사에 안내했다"면서 "학교는 이 같은 계획 사실을 9월이 돼서야 온라인 설명회 개최 공문을 통해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학교들의 의견을 묵살한 것도 문제지만, 만일 이 계획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학교 내부에서 시설 업무인 학교 전산망 구축 담당을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각 학교에서 학교장과 행정실장, 정보 업무 담당자 등을 제외해 구성하는 선정평가위원회는 구성조차 쉽지 않을 것이고, 통신사들은 각 학교에서 영업 경쟁을 할 것"이라면서 "학교는 교육청과 달리 전산 담당 공무원도 존재하지 않아 전문 지식을 가진 자도 없고, 결국 교사가 이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전교조 경기지부는 4단계 스쿨넷 학교 사업자 선정을 경기도교육청이 책임지고 선정하고, 행정력과 교육력 낭비만 가져오는 4단계 스쿨넷 서비스 기본 계획을 전면 수정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상황에 경기도교육청은 학교가 자체적으로 사업자 선정했을 때 생기는 장점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학교가 자체적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면 통신사에 개별 요구를 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고, 해당 예산을 집행하는 곳이 학교다 보니, 예산 집행 기관에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1, 2단계 스쿨넷 서비스 때도 학교가 사업자를 선정했고, 3단계 때만 경기도교육청이 통합 선정했다"며 "학교와 노조의 입장을 참고해 4단계 스쿨넷 서비스 계획을 부서 내부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