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나 단독 주택을 짓기 전 반드시 거치는 기초 공정 중 하나는 땅 고르기다. 땅이 고르지 않다면 건물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평탄화 작업을 거치고 난 뒤 뼈대를 올린다.
휴대전화부터 노트북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 제품에 들어간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반도체의 기반은 웨이퍼다. 얇은 반도체 판이 땅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도체와 부도체 성격을 모두 가진 반도체가 되기에 앞서 웨이퍼는 가장 먼저 산화 공정을 거친다. 산화 공정은 산화막을 형성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산화막은 절연막 역할은 물론 제조 과정에서 보호막으로 이용된다. 회로와 회로 사이에 누설 전류가 흐르지 않도록 하고 전기 특성에 치명적인 불순물로부터 집적회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주)이큐테크플러스는 이러한 산화막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지난해 경기도기술개발과제로 산화막 생성장비 핵심 모듈의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제조과정서 집적회로 보호막 역할
저온서 증착시켜 전력손실 최소화
핵심 부품 장비 제작 상용화 추진
(주)이큐테크플러스는 높은 밀도의 산화막을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균일하게 증착시킨다. 산화막이 균일하지 않으면 전류가 샐 수 있어 반도체로서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특히 대부분의 산화막은 1천200~1천400℃에서 작업하는 데 반해 절반에 가까운 600℃에서 진행해 생산 비용 문제는 물론 전력 손실도 최소화한다는 게 (주)이큐테크플러스의 설명이다.
(주)이큐테크플러스는 반도체 한 분야만 20~30년 동안 파헤친 베테랑들로 구성됐다. 2017년 문을 연 뒤 증착 웨이퍼 생산에 몰입했다. (주)이큐테크플러스의 증착 웨이퍼는 웨이퍼 장비 업체들이 성능을 시험해볼 수 있는 평가용 웨이퍼로 사용되고 있다.
반도체 공정 과정마다 웨이퍼 위에 형성되는 물질들이 다른데 거의 대부분을 평가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 기업들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주)이큐테크플러스는 3년의 연구 끝에 올해 말 산화막을 만들 수 있는 핵심 부품 장비 제작을 앞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장비업체들에 납품할 예정으로 1년 정도의 평가 과정을 거쳐 상용화할 계획이다. 소재, 부품을 넘어 이제는 장비까지 눈을 돌리고자 한다.
(주)이큐테크플러스 관계자는 "한국은 반도체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와 장비 대부분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연구 개발 성과를 토대로 국산화는 물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
